'꿈의 기술' VR, 美 MLB야구 강타

타격 훈련에 활용…스트라이크 존 적응 훈련도

홈&모바일입력 :2016/04/11 14:29    수정: 2016/04/25 09: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차세대 플랫폼 기대주인 가상현실(VR)이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B) 야구에도 진출했다. 일부 팀이 리그 내 특급 투수 대응이나 타자 약점 보완을 위해 VR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IT전문 매체인 엔가젯은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가 VR 헤드셋을 활용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뒤 다양한 상황에 맞는 훈련을 하고 잇다고 엔가젯이 전했다.

미국 프로야구 탬파베이 팀이 타격연습에 VR 기술을 활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EON스포츠가 올 초 CES에서 공개한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소속된 탬파베이 팀은 전형적인 저예산 구단 중 하나다. 한 때 만년 꼴찌였던 탬파베이는 각종 빅데이터 기술과 첨단 투자 기법을 접목해 강팀으로 변신했다. 최근 들어선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지구 내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정 투수 투구 적응 훈련에도 큰 도움

탬파베이 팀이 훈련에 활용하고 있는 VR 기술은 캔사스시티에 있는 EON스포츠란 스타트업이 개발한 프로젝트OPS다.

야구에서 OPS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수치’를 일컫는 용어다. 이를테면 출루율이 3할5푼, 장타율이 5할일 경우 OPS는 0.85가 된다. 흔히 OPS가 0.8 이상이면 준수한 타자란 평가를 받는다. OPS 1.0을 웃도는 선수는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를 특급 타자로 평가된다.

미국 대학 풋볼 코치 출신인 브랜던 라일리가 창업한 EON 스포츠는 직원 5명에 불과한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미식 축구나 야구 팀들의 VR 훈련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ON스포츠가 개발한 프로젝트 OPS 화면. (사진=EON스포츠)

EON은 올초 열린 CES 2016 때 VR을 활용한 훈련 도구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한 영상엔 현역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토론토 팀의 트로이 틀로위츠키가 VR 기기를 활용해 타격 연습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탬파베이 팀이 활용하고 있는 VR 훈련 도구는 이 업체가 개발한 가상 시뮬레이터다.

이 시뮬레이터는 프로젝트 두 대와 비콘 모션 캡처 라메라 두 개로 구성돼 있다. 비콘 모션 캡처 카메라는 3D 프린터 안경을 통해 훈련하는 선수의 시야를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 또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의 쿼드로 비주얼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시뮬레이터의 강점은 특정 선수의 구질을 반복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탬파베이 팀 입장에선 같은 지구 소속팀인 보스턴의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 선수가 위협적인 투수다. 그런데 이 선수의 구질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건 간단하지가 않다. 같은 팀 선수들이 던져주는 배팅볼로는 그 환경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수시로 경기를 했기 때문에 프라이스 선수의 정확한 데이터를 많이 축적돼 있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 반복 연습을 하는 것은 다르다. VR을 활용한 훈련을 이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다. 이런 훈련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나 LA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같은 현역 최고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타자 약점 보완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

다양한 구질을 파악하는 훈련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같은 구질들을 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재현해주기 때문이다.

EON스포츠는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 각 구단 선수들의 구질과 투수 습관 관련 데이터를 적극 수집했다. 최대한 실제 상황처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EON스포츠의 가상현실 기술 아이큐브. (사진=EON)

가상 시뮬레이터는 각 타자들의 약점을 보완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정 선수의 커브에 약점을 보였다면 그 선수 구질을 반복적으로 접하도록 함으로써 익숙해지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브렌던 라일리 EON스포츠 창업자는 엔가젯과 인터뷰에서 “최대 과제는 공의 궤적을 최대한 실제와 흡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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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OPS에는 ‘스트라이크 존 인식’ 뿐 아니라 투구 궤적 추적 기능도 포함돼 있다.

EON은 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한 때 메이저리그 강타자로 활동했던 제이슨 지암비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2014년 은퇴한 지암비는 오클랜드 소속으로 뛰던 지난 2000년 타율 0.333, 43홈런, 137 타점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되기도 했던 강타자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