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웹툰도 해외 본격 노크, 가능성은?

탑코믹스 김춘곤 대표 "올해 글로벌 매출 200억원 도전"

인터넷입력 :2016/03/16 16:56    수정: 2016/03/16 17:11

황치규 기자

한국형 온라인 만화인 웹툰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1천만명이 훨씬 넘는 국내 사용자들이 웹사이트와 스마트폰에서 웹툰을 즐긴다. 무료는 물론 유료 웹툰 서비스도 번창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 사업으로서 웹툰이 갖는 가능성은 이미 검증됐다. 게임 말고 콘텐츠로 돈벌기 힘들다는 고정 관념은 웹툰에 의해 무너졌다.

최근에는 웹툰 콘텐츠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몇몇 업체들이 웹툰으로 들고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출발한 디지털 콘텐츠인 웹툰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웹툰 플랫폼 탑툰을 운영 중인 탑코믹스는 최근들어 웹툰을 갖고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두드리는 회사 중 하나다. 드래곤볼이 세계로 퍼진 것처럼 한국 웹툰도 해외에서 충분히 통할만 하며,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면서 여기에 최적화된 웹툰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탑코믹스의 김춘곤 대표는 16일 해외 사업 전략 간담회를 통해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는 확률 높은 승부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춘곤 탑코믹스 대표

탑코믹스가 해외 시장을 노리는건 국내 시장은 어느정도 포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탑툰 가입자는 1천100만명이다. 유료 가입자는 100만명 정도다. 창업 2년차인 지난해 탑코믹스는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초고속 성장이었다. 그러나 한국 중심 전략만으로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만만치 않다.

신규 가입자 확보 측면에선 특히 그렇다. 한국은 가입자 중 유료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해진 셈이다. 김춘곤 대표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출판 만화 시장은 줄고 있지만 디지털 만화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 공략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내 시장은 유료 가입자수를 2~3배까지 늘리는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탑코믹스가 공략하려는 해외 시장은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이다. 이미 성과도 나오고 있다.

탑코믹스는 지난해 대만에서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500만달러. 김춘곤 대표는 "대만은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좋은데다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콘텐츠는 부족하다"면서 "이를 감안해 대만 지사에 이미 20여명을 투입했고 번역도 기본적으로 현지에서 처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만화 강국 일본은 시동을 건 단계다. 4월 1일부터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일본 만화 시장은 변화에 다소 수동적이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파고들기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 그는 "올해 일본에서 500만명 가입자, 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한국 작품을 수출하면서 일본 현지 만화책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탑코믹스 해외 사업의 최대 승부처다. 김춘곤 대표 스스로 중국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웹툰 해외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겉보기에 '기회의 땅'처럼 보이는 중국은 웹툰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사업 환경 자체가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탑코믹스의 주력 상품인 성인용 웹툰을 팔기도 어렵다. 법적 리스크도 크다.

이에 탑코믹스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제공하는 스타일의 웹툰으로 중국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이것은 앞으로 탑툰 국내 서비스에서도 비성인 콘텐츠가 늘어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포털 서비스 회사들과의 경쟁이 주목된다.

김춘곤 대표는 "비성인 웹툰 콘텐츠를 시도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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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코믹스는 올해 홍콩과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올해에만 해외 매출 2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전체 매출 목표가 500억원임을 감안하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려는 셈이다.

김춘곤 대표는 "웹툰은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는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 중요한 건 현지화"라며 "한국 웹툰 정도면 충분히 통할만 하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