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3시간 넘게 진통끝 마무리

사내외이사 선임 중 일부 주주 반발에 이례적 표결까지

디지털경제입력 :2016/03/11 12:43    수정: 2016/03/11 13:5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통 끝에 3시간 2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통상 30분 안팎으로 속전속결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 주주총회 풍경과 달리 안건마다 소액주주들의 소신 발언이 이어지면서 장시간 진행됐다.

특히 일부 주주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으며 표결을 요청하면서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와 기관투자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4개 안건이 다뤄졌다.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가 이뤄졌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정각 9시에 시작된 이날 주총은 12시 20분께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기가 끝난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을 대신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現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인호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와 송광수 전 검찰총장(現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재선임하기로 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두 번째 사외이사 후보자인 송광수 전 검찰총장 선임의 건을 심의하는 가운데서 이를 반대하는 일부 주주가 표결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반대나 기권하는 주주들의 주식수만을 집계하는 약식 표결이 이뤄졌다. 이어 박재완 후보 선임 안건 심의 과정에서도 같은 방식의 표결이 이뤄졌다.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요 경영성과와 경영방침에 대해 주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내이사 두 번째 후보인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과정에서도 표결을 요청하는 반대주주가 나왔다.

이 주주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상정 과정에서도 재차 표결을 주장해 두 안건에 대해서도 검표가 진행됐다.

표결 결과 모든 의안이 원안대로 가결되면서 올해 삼성전자 이사회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사장(이상 사내이사)과 이인호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상 사외이사) 등 9인 체제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2002년 2월 이후 14년 만에 정관을 개정했다.

정관 변경을 통해 연간 두 차례까지 가능했던 배당을 분기마다 할 수 있도록 하고 제3자에 대한 신주발행 한도를 100분의 30에서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변경해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한 장치를 뒀다.

또 기존 정관상 대표이사로 제한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사 중 선출하는 방식으로 사외이사 중에서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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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390억원으로 승인됐다. 지난해 집행실적은 일반보수 237억원과 장기성과보수 78억원을 합쳐 총 315억원이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어려운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생존경쟁력을 확보하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