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와 함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갤럭시 클럽’을 시작한다.
신제품을 24개월 카드 할부로 구입한 뒤 1년 치 할부금을 내면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수 있는 일종의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 유통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갤럭시S7 국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 클럽을 소개하면서 "지난 7~8년 동안 갤럭시를 사랑해주셨던 고객들에 대한 보답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을 사용하니 이런 대우를 받는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글로벌 출시일인 11일부터 운영하는 갤럭시 클럽은 오는 5월 31일 까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신제품을 구입할 경우 가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이동통신사가 아닌 그룹 내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손을 잡았다.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 엣지를 삼성카드 24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1년 동안 할부금을 내고 1년 뒤 새 제품이 나올 때 기기를 반납하면 남은 1년 치 할부금은 면제해준다. 소비자들은 잔여할부금 부담 없이 최신 갤럭시S 또는 노트 시리즈로 제품을 바꿀 수 있다. 할부이자는 통상 통신사에 내는 휴대폰 할부금 이자와 동일한 연 5.9%다. 할부금은 매달 삼성카드로 결제되며 통신사와 요금제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할부금과 별도로 월 7천700원의 가입 비용도 별도로 부과된다. 12개월을 낸다고 가정하면 1년에 9만2천400원의 부담이 더 생기는 셈이다. 애플 역시 지난해 미국에서 아이폰6S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아이폰6S 16GB 모델 할부금을 32.41달러로 정했다. 24개월간 낸다고 가정하면 777.84달러로 원가 649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비싸다. 대신 애플은 단말기 수리 비용을 일부 보상하는 129달러 상당 ‘애플케어플러스’ 혜택을 포함시켰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클럽 가입자들에게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방문시 우선 접수를 받을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혜택과 함께 스마트폰을 바꿀 때 데이터나 사진 등 콘텐츠를 옮겨주고, 스마트폰 정밀진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클리닝 등 유용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불편 사항이 있을 때 온라인으로 문의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고동진 사장은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 스마트폰을 바꿔도 기능을 잘 알지만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경우 기능도 많고 가격도 비싼 스마트폰을 사도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행기를 탈 때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 티켓을 가진 사람들은 긴 줄을 서지 않고 발권을 받거나 탑승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갤럭시 제품을 아껴주시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일반적인 '렌탈폰'이라는 용어 대신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기기를 대여해준다는 의미의 렌탈폰이 갤럭시 클럽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까지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월 7천700원의 가입 비용은 최신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지원부터 차별화된 스마트폰 케어 서비스까지 혜택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일종의 '월정액 회비'인 셈이다.
신제품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월 가입비 7천700원과 단말기 할부금, 할부이자 5.9%를 더하면 갤럭시S7 32GB 모델 기준(출고가 83만6천원) 약 월 4만5천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가장 최저 수준의 요금제 월 2만9천900원을 선택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 달에 약 7만5천원 정도 비용이 든다.
대신 렌탈폰 역시 일종의 자급제폰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경우 20% 요금할인 제도를 이용해 렌탈폰을 구입한 후 이통사에 1년 선택약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할부에 이용한 삼성카드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에 등록하고 통신 요금 납부를 자동 이체하면 삼성페이 사용 실적에 따라 월 최대 7천700원까지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클럽과 함께 삼성페이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윈윈' 전략이다.
최신 휴대폰으로 자주 바꾸고 싶으면서 삼성카드로 30만원 이상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 1년 뒤 기기를 반납하고 새 폰을 받는 조건이기 때문에 1년 간 출고가 인하 가능성과 중고 가격에 대한 삼성전자의 ‘가격방어’ 전략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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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클럽의 운영주체는 삼성전자로 삼성디지털프라자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교체 주기를 단축해주는 효과가 있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잠금(lock-in) 효과도 기대된다. 또 그동안 이통사들이 가져가던 단말기 할부 이자 수익도 삼성전자가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휴대폰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와 주도권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갤럭시 클럽 프로그램은 국내 뿐만 글로벌로 전개될 예정이다. 다만 지역별 상황에 맞게 국가별로 프로그램명은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스프린트 등을 통해 ‘갤럭시 포에버’ 등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