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서 메일(mail)이라고 하면 대개 전자메일(email)을 의미한다. 반면 봉투에 우표를 붙여서 보내던 우편은 snail mail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옮기면 ‘굼뱅이 메일’ 정도 의미다.
전자메일이 대중화되면서 한 때 ‘소통 혁명’의 총아 노릇을 했던 전통 우편은 굼뱅이 메일로 전락한 셈이다.
이메일을 처음 만들면서 전통 우편을 굼뱅이로 전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레이먼드 사무엘 톰린슨이 사망했다.
아스테크니카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톰린슨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74세. 빈트 서프를 비롯한 많은 인터넷 선구자들은 토밀슨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 모바일-SNS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
1941년 미국 뉴욕주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톰린슨은 렌설러폴리테크닉 대학을 거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67년 알파넷의 산실인 BBN(볼트 보라넥 앤 뉴먼)에 입사하면서 현대 인터넷 역사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톰린슨은 BBN에 재직하던 1971년에 이메일을 고안했다. 당시 그는 현대 인터넷의 시조가 된 아파넷(ARPANET)의 네트워크 이메일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톰린슨은 글로벌 이메일 주소와 지역 주소를 구분하기 위한 표식으로 @를 채택하면서 우리가 요즘 사용하는 이메일 체계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메일 프로그램은 이후 개인 뿐 아니라 기업 간의 소통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물론 모바일과 SNS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신저를 비롯한 채팅 앱들이 이메일의 영역으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메일은 여전히 개인 소통 뿐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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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린슨은 2000년 미국 컴퓨터 박물관이 수여하는 조지 스티비츠 컴퓨터 개척상을 수상했다. 또 이듬 해인 2001년에는 디지털 아트 앤 사이언스 학회에서 웨비 어워드를 수상하고 모교인 렌설러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특히 그가 만든 이메일은 MIT가 선정한 150개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