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태풍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황에서도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확인을 통해 ATM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도 지진 발생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손바닥 정맥과 같은 생체 인식도입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러 업계에서도 이용자들의 편리함을 위해 보안카드나 신용카드 없이도 인증이나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생체 인식을 활용해 보안 시스템을 간단히 하는 동시에 강화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가 2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에서 오동렬 후지쯔 부장은 "손바닥 정맥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고, 손가락 정맥보다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데이터양도 훨씬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손바닥 정맥이 복잡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후지쯔는 이미 손바닥 정맥 생체 인식 시스템인 '팜시큐어(PalmSecure)를 여러 기업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공공기관, 의료, 교육, 서비스업체 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지난 12월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오 부장은 "지문과 홍채, 정맥 기반의 신체적 특징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며 "팜시큐어는 손바닥 안에 있는 정맥 패턴을 추출해 높은 인증 정확도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후지쯔가 손바닥 정맥 생체 인식을 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오 부장은 "손등, 손바닥, 손가락 등 여러 부위에 에서도 어떤 부분을 채택할 지 고민했다. 손에서 어느 부위에 상처가 잘 나는지 조사를 했는데 손가락이 가장 많이 상처를 입었고, 손바닥은 3.2%로 그 비율이 가장 낮았다"며 "손바닥이 다친다고 해도 실제로 인식하는 것은 혈관이라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팜시큐어는 비접촉식이다. 일본 사람의 특성상 남과 부딪치는 것을 싫어하는데, 손바닥 사진도 손바닥을 기기에 올려둬서 인식하는 방법이 아니고, 4~5cm 간격을 두며 가까이 대는 방식이다. 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초당 30프레임으로 손바닥 정맥 영상을 촬영해 쓴다.
오 부장은 "촬영된 정맥 이미지에서 특징점을 추출하고, 저장을 위한 등록 템플릿과 인증을 위한 인증 템플릿이 서로 달라 등록 탬플릿을 탈취한다고 해도 인증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금융결제원과 ATM기에 손바닥 정맥을 적용한 파일럿 시스템을 2014년도에 구축하기도 했다. 사용자로부터 추출된 템플릿 데이터를 은행이 반, 금결원이 반 가지고 있어서 보안성을 높인다. 한 곳이 뚫리더라도 다른 한 곳이 남아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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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본 여러 금융 기업들은 이 손바닥 정맥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치안이 좋지 않은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OTT를 주로 이용했지만, 손바닥 정맥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오 부장은 "손바닥 정맥 인증은 오차율은 0.00001%이하다"라며 "앞으로 단일 생체 인증을 통한 앱 접속 등에도 활발히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