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의 미래... "종합결제플랫폼으로 진화"

[FIC]삼성전자 김준우 차장 "보안-범용성에 주력"

인터넷입력 :2016/02/23 14:35    수정: 2016/02/23 15:25

손경호 기자

'한국, 미국 사용자 500만명, 결제금액 5억달러(약6천160억원)'

현재까지 삼성페이가 거둔 성적표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보급률이 5%~10%에 남짓했던 모바일 결제 시장에 스마트폰 제조사가 거둔 성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단말기 제조사는 물론 이동통신회사, 카드사들이 끊임없이 시도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공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왜 삼성페이는 유독 많은 사용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을까.

23일 서울 역삼동에서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한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에서 발표를 맡은 삼성전자 김준우 차장은 "보안과 범용성을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준우 차장.

김 차장은 IT업계에서 모바일 결제 관련 업무를 시작해 이제 10년째다. 그는 "10년째 모바일 결제가 곧 뜬다는 얘기를 들어왔지만 지금은 진짜 뜨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프라인 상점에서 모바일 결제 사용경험은 2.9%에 불과하다. 모바일 쇼핑 결제 사용자는 이보다 4배 높은 12.5%에 달한다. 여전히 카드결제 사용자들이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시장을 삼성페이가 뚫고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결이 뭘까. 김 차장에 따르면 시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 간 사용자들이 모바일 결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보안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다음으로는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삼성페이 역시 모바일 결제를 위해 주력했던 것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마치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듯이 스마트폰을 NFC를 지원하는 단말기에 대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보급률이 5%~1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NFC를 활용해 모바일 결제를 하려고 해도 쓸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한계가 됐던 것이다.

이를 해결한 것이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이라는 기술이다.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인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범용성을 최우선에 둔 '신의 한 수'가 적중했다. 한국과 미국 내 마그네틱 카드 결제용 POS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들 중 95% 이상이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안성에 대해 김 차장은 "과거에도 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삼성페이는 자신의 지문인증을 활용하고, 모바일보안플랫폼인 녹스(KNOX)를 활용해 외부접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루팅을 방지하며, 카드정보를 암호화해서 스마트폰 내에 저장하는 토크나이제이션 기술 등이 고객들이 생각하는 보안에 대한 우려를 많이 줄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삼성페이는 생체정보, 카드정보 등을 단말기 내 녹스라는 모바일보안플랫폼 내에 저장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범용성, 보안성 못지 않게 사용성을 개선했다는 점도 삼성페이의 성공비결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페이 안에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외에 기프트카드, 멤버십카드, 쿠폰 등을 저장할 수 있고, 삼성페이로 결제한 뒤 영수증도 스마트폰 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수증을 따로 보관할 필요없이 삼성페이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환불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밀면 가장 마지막에 썼던 카드가 표시되고 양 옆으로 화면을 밀면 최대 10개 카드 중 필요한 카드를 선택해서 쓸 수 있도록 했다는 점 등이 UX/UI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 뒤에는 삼성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와 협업해 온라인 결제에서 해당 카드를 사용할 때 삼성페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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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삼성페이에 미리 인출 관련 정보를 입력해 놓은 뒤 ATM에 갖다대기만 하면 현금이 인출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삼성페이가 진화해 나가야 할 방향은 뭘까. 김 차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도 거래 당 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서 고객을 포함한 구성원들 모두에게 이익이 가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내에서 삼성페이라는 종합결제플랫폼을 제공해 여러 파트너사들과 함께 모바일 금융서비스 산업을 키워나가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