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큐라레 PS4 버전은 북미 진출 위한 도전"

스마일게이트 김용하 총괄PD와 가상현 콘솔팀 디렉터 인터뷰

게임입력 :2016/02/12 11:21

지난 1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대표 이동훈)는 모바일 카드 역할수행게임(RPG) 큐라레: 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의 PS4 버전을 선보였다,

이번 PS4 버전은 한국이 아닌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아시아 6개국에 출시됐다. 이후 유럽과 북미 시장에도 오는 6월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서비스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큐라레가 한국이 아닌 동남아시아 시장에 먼저 큐라레 PS4 버전의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를 묻는 말에 김용하 총괄 PD는 처음부터 이 게임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큐라레 PS4는 회사가 북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북미 시장은 콘솔게임이 강한 만큼 콘솔로 낼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있고 북미 이용자가 관심이 있는 게임이 무엇일지 내부에서 고려한 지적재산권(IP)이 큐라레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게임이 우리의 콘솔 게임 시장의 첫 도전이고 국내에서도 콘솔 게임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전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큰 장르이기도 한만큼 우리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이 시장에 참가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큐라레PS4는 북미진출을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북미에 출시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시차로 인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북미 지사의 검수일정이 늦어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출시는 영어를 주로 쓰는 아시아 지역 위주로 먼저 서비스하는 것으로 방향을 우회했다. 아시아의 주력 시장인 일본과 중국이 빠진 이유도 영어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PS4 버전 큐라레 마법 도서관.

큐라레는 카드를 모으고 성장시키는 것이 주요 콘텐츠로 이를 위해 국내를 비롯해 일본 등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와 공동으로 작업하며 카드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카드게임이 하락세인 최근 상황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카드 이미지가 일본 애니메이션 방식의 귀엽고 섹시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취향이 다른 북미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김용하 PD는 "북미에도 우리 게임의 그래픽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용자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라며 "최근 북미에서도 보면 일명 '양덕'이라고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일러스트.

이어서 그는 "중요한 건 우리가 잘하고 아는 것으로 승부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억지로 해당 시장에 맞춘다고 일러스트 이미지를 바꾼다면 마치 외국에서 그린 거북선처럼 오히려 현지인에게 어색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현지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김용하 PD는 코믹콘 등 북미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이지만 해외 오프라인 행사에서 큐라레 코스튬을 입은 이용자를 본다면 정말 대박일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큐라레 PS4 버전은 모바일 게임에서 콘솔게임으로 바뀐 만큼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특히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 구조를 조작감을 살려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꿨다.

런 게임 방식으로 바뀐 큐라레의 지상탐색.

예를 들어 터치만 하면 자동으로 진행되던 지상 탐색은 마치 런게임처럼 3개의 레일을 오가며 장애물을 피하거나 골드를 얻는 방식으로 바꿨다. 도중 장애물에 부딪히면 전투가 체력이 줄어든 상태로 시작하며 피버 게이지를 모두 채우면 추가로 골드를 얻을 수 있는 피버 모드에 돌입한다.

스토리 진행구조는 다른 이용자와 함께하기보다 혼자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을 대비해 시즌단위로 나눠져 있으며 이용자는 원하는 곳부터 구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NPC를 동료로 얻어 함께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더불어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전략성을 강화하면서 모바일 버전에 비해 게임이 어려워졌다. 이와 함께 한 곳에서 오래 플레이하는 콘솔 게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는 스테미너 시스템도 제거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김용하 PD와 가상현 디렉터.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을 콘솔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가상현 콘솔팀 디렉터는 "모바일에서 PS4 버전을 옮기는 작업이 예상대로 힘들었다. 특히 처음 작업하는 데다가 국내에 물어볼 수 있는 곳도 없어서 더 헤멨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PS4는 각 조이패드마다 이용자가 연결되는 방식이다. 만약 중간에 다른 조이패드가 연결되면 게임이 끊기지 않으면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 이런 문제를 겪다보니 이를 해결하는데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큐라레 PS4 버전은 출시된 지 이제 10일이 지났다. 하지만 벌써 동남아시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용자들은 이미 PS4 내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의견을 나누고 있고 어떤 이용자는 이미 게임에 마련된 100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모두 클리어하고 만렙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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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레: 마법도서관 일러스트.

김용하 PD는 "2달 이상은 서비스 할 것으로 생각한 콘텐츠를 벌써 클리어해 놀랐다"며 "콘솔 게임을 출시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게임을 출시하고 반응을 통해 추후 업데이트 방향을 찾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초기 목표였던 북미 시장에도 곧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콘솔게임은 그에 맞는 퀄리티와 콘텐츠의 요구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 큐라레 PS4버전을 만들면서 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린 것 같다"며 "우리 게임이 GTA5나 라스트오브어스 같은 게임과 비교할만한 퀄리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게임을 하면서 틈틈히 즐길만한 게임이고 우리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일러스트 퀄리티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러한 재미를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