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경쟁 '후끈'

올림푸스 'PEN-F' vs 후지필름 'X프로2' 2파전

홈&모바일입력 :2016/02/01 15:22    수정: 2016/02/01 16:28

정현정 기자

2월 국내 카메라 시장에서 200만원대 프리미엄 미러리스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디지털 카메라 입지가 점차 줄어들자 올림푸스와 후지필름 등 일본 미러리스 카메라 업체들이 초프리미엄 전략을 들고 나섰다. 프리미엄급 기종의 경우 카메라 시장 축소 흐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특화 제품군이다.

올림푸스한국(대표 오카다 나오키)은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PEN-F'를 공개하고 이달 중순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림푸스 카메라 사업 80주년 기념 모델인 신제품 PEN-F는 올림푸스의 대표 카메라 라인업인 펜(PEN) 시리즈 최상위 제품군으로 PEN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을 이어받은 디자인에 최신 광학 이미징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PEN-F라는 이름은 지난 1963년 출시된 세계 최초 하프프레임 SLR 카메라로 유명한 PEN-F에서 그대로 따왔다. 신제품은 PEN-F의 디지털판이라고 볼 수 있다.

PEN-F의 레트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로 디자인에 힘을 줬다. 가죽 질감으로 그립감을 살린 바디에 조작 다이얼은 금속 소재의 질갑을 살려 세련미를 더했으며, 바디 하단을 제외하고는 나사를 모두 없애 마감 완성도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일본 본사 디자인센터의 PEN-F 디자이너 노하라 다케시는 "독창적이고 개성있는 콘셉트부터 모던한 디자인까지 많은 아이디어를 검토한 끝에 찾은 것이 전통적인 카메라 디자인"이라면서 "가죽질감, 색상, 다이얼 가공 등 수많은 샘플을 만들어 최고의 조합을 만든 만큼 지금까지의 PEN 시리즈 중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림푸스 카메라 사업이 올해로 80주년을 맞았다. 올림푸스는 80주년 기념 모델로 신제품 미러리스 카메라 'PEN-F'를 선보였다. (사진=올림푸스한국)

디자인 외에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새롭게 개발한 2천만화소 4/3인치 라이브 MOS 센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5천만화소 초고해상도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OM-D E-M5 마크Ⅱ에 탑재됐던 5축 손떨림 보정 시스템을 이용해 이미지 센서가 0.5픽셀만큼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8번 빠르게 촬영해 합성하는 원리를 통해 초고화질 이미지를 완성한다. 5축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셔터스피드 5단계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발휘, 장착 렌즈에 관계없이 어두운 곳이나 저속 셔터 스피드, 망원렌즈 촬영은 물론 동영상 촬영 시에도 탁월한 손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최신 트루픽Ⅶ 화상처리 엔진도 탑재했다. 셔터를 누른 후 실제 사진이 촬영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인 셔터 릴리즈 랙은 현존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빠른 0.044초에 불과해 원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또 PEN 시리즈 중 최초로 내장형 뷰파인더도 탑재했다. 35mm 환산 0.62배, 시야율 100%의 236만화소 OLED 전자식 뷰파인더(EVF)는 촬영 장소의 환경에 따라 밝기가 자동 조절돼 빛의 차이가 많은 상황에서도 대응이 편리하다. AF 타게팅 패드를 활용하면 뷰파인더 촬영 중에도 후면 LCD를 터치해 편리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또 PEN-F는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사진에 모노톤의 컬러를 적용해 필름 사진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모노크롬 프로필 컨트롤'과 12개 컬러의 채도를 11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컬러 프로필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카메라 전면부에 새롭게 추가된 '크리에이티브 다이얼'을 통해 모노크롬 프로필 컨트롤과 컬러 프로필 조절 뿐만 아니라, 아트필터와 컬러 크리에이터 기능도 조작할 수 있어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원하는 느

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다. 이 기능은 흑백 색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라이카 일부 모델과 PEN-F에만 구현됐다. 올림푸스는 PEN-F의 타겟층으로 정한 40~70대 소비자들이 필름카메라에서 나오는 흑백 이미지를 통해 느끼는 향수를 디지털화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PEN-F는 ▲초당 10프레임의 고속연사 ▲4K 화질의 타임랩스 촬영 기능 ▲다양한 앵글로 촬영이 가능한 고화질의 스위블형 터치 액정 모니터 ▲건축이나 인테리어 사진 촬영 시 건물의 왜곡을 보정해주는 디지털 시프트 기능(키스톤 보정) ▲ 와이파이가 지원된다. 바디 색상은 실버와 블랙 2종으로 선보인다.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지만 유럽 시장에 출시되는 바디+렌즈 세트 가격이 1499~1799유로 (195만6천원~234만8천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출시 가격도 200만원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디 단품 가격은 일본 예약판매 가격 기준 15만엔으로 우리 돈 150만원 정도지만 국내에는 렌즈를 포함한 세트 구성으로만 출시된다.

후지필름이 국내에 X-Pro2, X-E2S. X70, 후지논렌즈 XF100-400mm 신제품을 출시한다. (사진=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올림푸스는 PEN-F의 경쟁 제품으로 후지필름이 앞서 공개한 'X프로2'를 지목했다. 후지필름은 X시리즈 최상위 제품인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 X프로2를 역시 2월 중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2340만화소 이미지 센서와 세계 최초로 광학식 및 전자식 뷰파인더를 탑재한 X프로2의 가격은 199만9천원이다. 두 제품 모두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고가격대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는 올림푸스가 최초의 카메라를 출시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1919년 현미경 개발을 시작으로 광학기업으로 성장해 온 올림푸스는 지난 1936년 '세미-올림푸스 I'를 선보이면서 카메라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상당 부분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대체하면서 카메라 제조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올림푸스는 어려운 상황을 특화된 고급 기종으로 뚫겠다는 계획이다. 카메라 사업 철수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후쿠다 카즈다카 올림푸스한국 이사는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카메라 산업 규모의 변화는 있겠지만 사진에 대한 욕구가 남아있는 이상 향후 카메라 사업 자체가 없어지거나 올림푸스가 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꼭 카메라가 필요한 소비자층에게 어필하는 스페셜리스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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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컴팩트 카메라 '뮤' 라인업과 DSLR인 'E-시스템 시리즈', 미러리스 제품군인 'OM-D'와 'PEN' 라인업을 운영해왔던 올림푸스는 최근 미러리스에 집중하고 있다. OMD가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PEN은 보다 사진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애호가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군이다. 1955년 출시된 PEN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편리한 휴대성,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9년 미러리스의 원조 EP-1을 시작으로 DSLR과 콤팩트 카메라로 양분됐던 카메라 시장에 미러리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인기를 끌어왔다.

후쿠다 이사는 " PEN-F 같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프리미엄 컴팩트 시장까지 미러리스가 대체할 수 있으며 올림푸스는 미러리스에 집중해서 그 영역을 어디까지 끌어갈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면서 "DSLR 시장 역시 DSLR급 신뢰도와 성능을 제공하는 OMD 시리즈 중 EM1이라는 제품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