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vs MS' 기업 클라우드 시장 승자는?

컴퓨팅입력 :2016/02/01 10:25    수정: 2016/02/01 10:26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은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두고 경쟁했다. 현재까지 MS가 IBM에 앞서고 있다. MS과 IBM의 주가는 지난 2014년 이후 정반대로 움직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은 MS와 IBM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비교 분석했다.

지난해 1월 MS는 분기 매출에서 IBM을 넘어섰다. 이때 IBM은 전년동기보다 12% 감소한 241억달러 매출을 거둬 11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한 반면, MS는 전년보다 8% 증가한 265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2년간 주가 변동 추이.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지니 로메티 IBM CEO보다 한참 앞선 모습이다.(청색-IBM, 적색-MS)

MS와 IBM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1980년 IBM의 잭 샘과 그의 팀은 시애틀의 MS란 작은 회사를 방문해 IBM PC에 탑재할 MS베이직과 CP/M OS 개발을 의뢰했다.

MS는 DOS 납품가격으로 카피당 495달러를 주겠다는 IBM의 제안을 거절했다. 빌 게이츠는 대신 출하되는 IBM PC 당 40달러의 라이선스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 계약이 컴퓨터의 역사를 바꿨다.

당시 MS의 연매출은 750만달러였고 직원도 40명뿐이었다. 반면 IBM의 연매출은 262억달러 이상이었고, 직원수만 34만1천279명이었다. 당시 IBM의 규모는 제너럴일렉트릭, 걸프오일 등과 동등했지만, IBM은 GE와 걸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IBM은 1930년대 이래 기업 컴퓨팅 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나 1980년대 IBM은 MS에게 기업 시장을 내줬다.

오늘날 MS와 IBM 모두 전통적인 비즈니스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기반 사업으로 변화하려 노력중이다.

IBM은 레노버에 x86서버 제품군인 시스템X사업을 매각했다. 이는 IBM의 이익률을 높였지만, 1년 내내 매출을 줄어들게 만들었다.

그 결과 IBM은 지난 4분기 221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8.5% 줄어든 액수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보다 18.6% 감소해 45억달러를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MS는 전년보다 2% 줄어든 257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8% 늘어난 63억달러였다.

IBM은 지금 15분기 연속으로 매출감소를 보이고 있다. 실적발표 직후 IBM의 주가는 4.9% 급락해 121.86달러로 내려갔다. 최근 5년 중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MS의 주가는 실적발표 직후 8% 이상 상승했다.

2015년 전체로 볼 때 IBM의 매출은 817억달러다. 이전 해보다 11.9% 줄었다. 이는 1998년 IBM의 실적과 같다. 1998년 MS는 153억달러 매출을 기록중이었고, 애플은 59억달러밖에 벌지 못했다.

MS는 같은 기간동안 881억달러 매출을 거둬들였다.(애플의 지난해 매출액은 2천350달러다)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MS의 연매출은 936억달러다.

IBM의 최고 전성기는 2011년으로, 당시 매출은 1천70억달러였다.

IBM은 PC, 서버, 프린터 등 저마진 사업을 버리고 고마진 비즈니스에 진입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현 IBM의 전략적 지표는 ‘분석, 클라우드, 모바일, 보안’ 등이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IBM은 전략적 지표에서 1년간 289억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전년보다 17% 성장했다고 밝혔다. 서비스형 클라우드는 45억달러로 50% 가까이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IBM 실적 전반에서 전략적 지표의 선전을 확인하기란 힘들다.

2015년 1년간 IBM의 모든 사업부가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는 10% 줄었고,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GBS)는 12% 줄었다. 하드웨어 사업은 x86서버 매각을 감안해도 24%나 줄었다. 소프트웨어 역시 10% 줄었다.

분석, 클라우드, 모바일, 보안 등 IBM의 전략적 지표들은 전 사업부에 고루 퍼져있는데, 작년 성적표로 보면 전략적 지표들은 IBM 사업에 썩 의미있는 기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IBM은 신규사업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사업을 자기잠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10년간 백여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규모를 키웠다. 코그노스(50억달러), 소프트레이어(20억달러), 네티자(17억달러), 케넥사(14억달러), 트러스티어(10억달러) 등이 포함된다.

MS도 IBM과 유사한 자기잠식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MS는 구축형 제품을 클라우드와 공존시킬 가능성을 가졌다. 하드웨어가 어딨든 크게 상관없는 모델인 것이다.

MS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 안에 서버 소프트웨어를 포함시켰다. 많은 MS 고객은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MS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도 있고, 이를 MS 애저 클라우드로 바꾸거나 혼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MS 클라우드 사업부는 현실보다 더 크고, 성공적으로 보인다. 적어도 MS는 몇몇 명확한 클라우드 사업을 보유했다. 오피스365, 다이나믹스CRM, 스카이프, 아웃룩 이메일, 원드라이브, 빙, 윈도스토어, 코타나 애널리틱스 등이다.

다음으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시장에서 SaaS, PaaS, IaaS 등과 규모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모두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라 MS를 표현한다. 또, 리눅스 같이 전에는 지원하지 않았던 플랫폼까지 지원하면서 신규 사업에서 승리를 가져가고 있다.

나델라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의 기회는 거대하다”며 “우리가 이전에 뛰어들었던 어떤 시장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MS가 뛰어든 시장은 아마존, 구글, IBM 등이 경쟁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아마존과 구글의 주도로 서비스 가격인하 경쟁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MS와 IBM의 주도로 벌어지는 기업 시장 경쟁은 고객 지원 역량에 따라 결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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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전략적 지표에서 요구되는 고마진을 달성하기 위해 MS보다 훨씬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IBM은 수천명에 이르는 숙련된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 실적보고서를 꾸미기 위한 비용 절감 때문이다. 과연 IBM이 수많은 직원을 버리고 고부가가치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시장은 그래서 IBM에 의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