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VOD와 지상파 방송 3사간 VOD(주문형비디오)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1일부터 지상파VOD 공급이 중단됐다. 케이블TV 진영과 지상파 진영간에 힘겨루기로 시청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다만,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는 민원이 많지 않지만, VOD 블랙아웃이 미디어 시장의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케이블과 지상파 진영간 협상결렬로 지난 1일 0시를 기점으로 케이블TV 방송에서의 지상파 3사 신규 VOD 공급이 중단됐다.
문제는 지상파 VOD 공급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VOD 공급협상은 기본적으로 지상파 재송신료 문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재송신 분쟁이 진행중인 개별SO 10개사에 VOD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VOD 공급업체인 케이블TV VOD 측에서 거부하면서 케이블TV 업계 전체로 확대됐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진영간 재전송 협상이 원만히 해소되기 전 까지는 VOD 공급이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협상이 결렬되면서 1일부터 시작된 지상파 VOD 공급 중단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중간에서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 모두 미동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스러운것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무덤덤하다는 것이다. 케이블TV 업체들에 따르면, 고객센터에 지상파VOD가 나오지 않는다는 문의가 하루 몇 건씩 들어오는 수준이고, 아직까지는 집단민원 같은 조직적인 민원 사태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연초 연휴가 이어지면서, TV 시청보다는 상대적으로 야외활동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이 많았던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2015년까지 방송된 지상파 콘텐츠는 VOD 시청이 가능하고, 지상파 VOD 이외에도 케이블방송 프로그램, 영화, 유아 콘텐츠 등 다른 대체 콘텐츠 들이 지상파VOD를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개별 SO 들로서는 VOD 공급중단이 장기화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상파 VOD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경쟁매체인 IPTV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IPTV 3사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VOD 협상을 타결짓고, 현재 정상적인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케이블업체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는 IPTV와 비교해 케이블TV에선 지상파 VOD가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지상파 진영도 시청자들 눈치 살피기에 나섰다. MBC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불편을 겪을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사과하는 등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케이블 TV에 대한 VOD 공급 중단으로 불편을 겪게 된 케이블 TV 가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 입장이 쉽게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측이 요구하는 사안을 모두 양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상 조건이었던 무료 VOD 대가 산정 방식 변경을 지상파가 요구한 대로 가입자 당 수수료를 받는 CPS 방식으로 변경했고 무료VOD 대가도 15%인상하는 등 대폭 양보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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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상파 방송3사는 IPTV 업체들과 이미 VOD 공급계약을 마쳤기 때문에 케이블 업체들과의 협상에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VOD 공급이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케이블TV 진영과 지상파 방송3사간 추가협상 논의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