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 '포스터치' 탑재?...설왕설래

제조원가 상승·OS 지원 등 걸림돌

홈&모바일입력 :2016/01/03 09:00    수정: 2016/01/03 16:12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3월께 출시할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애플 '3D 터치'와 비슷한 포스터치 기능을 탑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삼성전자도 시장 대응 차원에서 지난해 가장 주목받았던 모바일 기술 중 하나인 포스터치 기능을 차기작에 적용할 것이라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반면 제조단가 상승,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원 여부, 효용성 측면에서 이번엔 포스터치 기능을 넣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포스터치는 기존에 X축과 Y축으로 움직임을 측정하는 멀티 터치에 깊이를 측정하는 Z축을 추가해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는 강도에 따라 다른 기능을 구현해주는 기술이다. 애플이 아이폰6S에 '3D 터치'라는 이름의 포스터치 기술을 적용하면서 향후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보다 앞서 중국 화웨이도 신제품 ‘메이트S’에 포스터치 기능을 적용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25%가 포스터치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포스터치 센서 출하량은 작년 보다 317% 늘어난 4억6천1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이엔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포스터치가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2014년 4월 특허청에 '터치 입력 장치 및 이를 갖는 전자 장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허는 터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정전 용량이나 압력에 따라 하나의 키에서 사전에 설정된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하는 터치 입력 장치 관련 기술이다.

스마트폰 키보드에 포스터치 기술을 적용하면 터치 정도에 따라 대문자와 소문자, 숫자와 기호, 예사소리와 된소리 및 거센소리, 단모음과 이중모음, 상하좌우의 방향으로 커서 이동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키보드를 살짝 누르면 소문자 a, 세게 누르면 A를 입력할 수 있고, 한글 모음 ㅐ도 키보드를 세게 눌러 이중모음 ㅒ로 바꿔 입력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애플 아이폰6s에 탑재된 '3D 터치' 기능 (사진=씨넷)

삼성전자의 주요 터치 공급사 중 한 곳인 시냅틱스가 관련 기술 개발을 확보한 것도 갤럭시 차기작에 포스터치 기능 탑재설에 힘을 싣고 있다. 시냅틱스는 지난해 10월 '클리어포스(ClearForce)'라는 명칭의 포스터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고 이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 압력 세기에 따라 동작이 달라지도록 하는 압력 감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며 시냅틱스가 갤럭시S7에 적용될 터치센서 공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냅틱스의 클리어포스 솔루션은 화면 터치 강도를 조절해 화면 스크롤, 사진 확대 및 축소, 메뉴 미리보기 및 선택, 게임 컨트롤, 잠금해제, 브러쉬 두께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시냅틱스는 “현재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과 클리어포스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초 이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터치가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 아닌데다 사용자들 사이에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있고 부피와 무게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를 차기작에 채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하드웨어 보다 운영체제(OS)에서 포스터치 기능을 지원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관련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가 포스터치 기능을 신제품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용자들이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의 주요 기능을 변형해 사용자경험(UX)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한 만큼 삼성보다는 구글의 움직이 보다 중요하다”면서 “포스터치를 탑재할 경우 제조단가가 상승하는데 비해 세계 최초 타이틀 등 얻는 것이 많지 않은데다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갤럭시S7은 전작인 갤럭시S6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듀얼카메라 기술로 카메라 성능이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토포커싱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파노라마포커싱 기능으로 보다 빠르게 초점을 잡을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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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USB-C 포트를 탑재하고 가상현실(VR) 기기와의 연동성 강화를 위해 갤럭시S6에서 사라졌던 외장 마이크로SD 슬롯이 부활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 2016에서 갤럭시S7를 공개하고 3월 초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지난해 공급부족으로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올해는 양산 준비를 서두르면서 조기출시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실제 출시일은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은 현재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기술을 적용하면서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성능을 구현하겠지만 하드웨어 측면에서 특별히 새로운 기능은 없을 것”이라면서 “하드웨어 보다는 기술적인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어느 때보다 감성 마케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