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요 기술 회사 및 미국 정부가 반대해왔던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법은 내년 1월 시행되면 온라인을 포함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의 행동 반경을 열어주는 것이 골자. 중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회사들은 정부가 요구하면 해당 사용자계정에 대한 암호화 키 및 비밀번호도 공개하도록 돼 있다.
중국은 의심스런 사용자 계정에 접근하는 것은 테러리즘에 대응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은 "테러 단체들은 요원들을 모집하고 자금을 확보하기위해 인터넷을 점점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행보에 대해 미국 정부 및 IT 기업들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중국은 그동안 사이버 검열을 하는 것을 넘어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을 상대로 끊임없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펼쳐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개인적으로 이같은 우려를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씨넷에 따르면 중국 테러방지법에 비판적인 이들은 이 법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기술 회사들의 운영을 감시하고 스마트폰, 무선 라우터, 텔레비전 등 대중화된 기기들에 적용된 프라이버시 보호를 쉽게 우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애플과 같은 미국 회사들은 중국에 있는 생산 거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경쟁 업체들은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암호화된 메시지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논란의 대상이다. 각국 정보 기관들과 IT업계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정보기관들이 특히 문제 삼고 나선 건 애플이나 구글 등이 도입한 메시지 암호화 정책.
관련기사
- 유명 보안 제품에 NSA가 백도어를 심었을까?2015.12.28
- 암호 열어주면 테러방지 효과 있을까2015.12.28
- 파리테러 '암호화 원죄론' 급속 확산2015.12.28
- LG전자, 4개 사업본부 대수술...고객 지향 솔루션 체제로2024.11.21
암호화 때문에 테러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 해외 정보및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필요하면 암호화된 메시지를 풀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어놔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관련 법안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필요할 때 볼 수 있게 암호화에 구멍을 내달라는 정보기관들의 요구는 99.99% 선량한 사람들이 정보유출방지나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암호화 기술을 0.01%에 불과한 테러범들을 잡기 위해 허술하게 만들자는 것과 같은 뜻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의 민간 도감청 실태는 감시 기술들이 남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