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T의 조직개편, 인사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으로 요약된다.
황창규 KT 회장 취임 이후 부사장이 최고 직급이었으나 처음으로 사장이 선임됐으며, ‘조직 활력-역동성 확보’를 이유로 대대적인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지난해 부사장 3명, 전무 4명, 상무 17명 승진이 이뤄졌던 반면에, 올해는 사장 1명, 부사장 5명, 전무 9명, 상무 23명 등 총 38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중용의 의미가 크지만,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세를 크게 불리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 차원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장으로 임명된 임헌문 Mass총괄과 비서실장이었던 구현모 경영기획총괄에게 CEO 권한의 일부를 위임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황창규 회장이 성장 정체ㆍ침체를 겪고 있는 통신사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직접 ‘신성장-글로벌’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미래융합전략실에서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확대 개편돼 미래융합사업을 총괄해왔던 윤경림 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된 것도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울러, 사업체질과 혁신을 위해 CEO 직속의 플랫폼사업기획실과 고객분석실을 신설해 KT를 본격적으로 플랫폼사업자로 변화시킨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지난해 글로벌사업추진실이 CEO 직속으로 독립한 데 이은 두 번째 CEO 직속기구다. 여기서는 향후 융합서비스와 신규 사업의 플랫폼 개발, IoT 사업기획, 빅데이터 사업화 등을 담당하게 된다. 플랫폼기획실장과 고객분석실장에는 각각 김형욱 전무와 고윤전 상무가 승진돼 발탁됐다.
SK텔레콤이 연초부터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해 CJ헬로비전 인수에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통신 산업의 플랫폼화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KT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대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KT가 SK텔레콤을 따돌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로 선정되는데 기여한 K뱅크 추진 TF장이었던 김인회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돼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이처럼 KT는 각 부문별 핵심 사업에서 큰 성과를 낸 임직원들을 승진시키는 등 조직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임기 1년을 남긴 황창규 회장이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너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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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지만 주요 보직 인사가 일거에 바뀌었기 때문이다. 3년마다 CEO가 교체될때 마다 주요 보직 임원들도 함께 교체되는 소위 ‘KT 리스크’에 대한 우려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주파수경매에서부터 SK텔레콤의 인수합병 대응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부문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은 상당히 모험적 요소가 있다”며 “더욱이 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