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상된 삼성 바이오 사업, 돌파구 마련하나

'정통 삼성맨' 전동수 사장, 의료기기사업부장에 투입

홈&모바일입력 :2015/12/01 14:57    수정: 2015/12/01 15:11

송주영 기자

삼성그룹이 1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에 전동수 삼성SDS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IT를 제외하고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인 의료기기사업부장에 정통 삼성맨 출신인 전 사장을 발탁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향후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육성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은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 의료기기사업부장과 삼성메디슨 대표를 겸직한 조수인 사장이 맡아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사장으로 격상되고 메모리사업부장, 삼성SDS 대표를 지낸 전 사장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담당하게 되면서 진용이 더 화려해졌다.

삼성그룹은 고 사장에 대해 “불모지에서 일군 바이오사업을 삼성의 대표 주력사업으로 조기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사장의 이동인사와 관련 “삼성전자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미래 신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 바이오시밀러 총괄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고 사장은 1963년생으로 52세의 나이에 삼성그룹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승진자 중 가장 젊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바이오 벤처기업에 근무하다가 2000년 삼성 종합기술원으로 합류했다. 바이오연구 기술자문직으로 입사했으며 이후 삼성그룹 바이오 제품 개발을 이끌었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 신사업팀으로 합류했고 2011년 바이오사업팀 거쳐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출범과 함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약품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지난 2012년 설립됐다.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바이오시밀러 치료제를 개발해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약품의 특허가 만료돼야 생산할 수 있다.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가 주요 제품 특허 만료 시점이다.

고 사장은 신규 성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를 삼성그룹 신사업으로 육성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당장 내년 상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미국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켜야 하는 임무도 있다.

전동수 사장, 삼성SDS에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고한승 사장이 바이오사업 육성을 위해 영입된 인물이라면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은 정통 삼성맨이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기조를 실현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출신으로 메모리, 시스템LSI사업부 등을 거쳤으며 메모리 사업부장을 지냈다. 삼성 반도체 신화에 기여한 인물로 지난해 반도체의 날 메모리사업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전 사장은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마쳤고 지난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경영지원총괄 미래전략그룹 그룹장, 시스템LSI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6년 디지털 AV사업부 사업부장을 하며 완제품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지난 2008년 메모리사업부로 복귀해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3년 연말 인사에서 삼성SDS로 자리를 옮겨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주도했다. 전 사장은 실험실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일했다는 일화가 유명할 정도로 노력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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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HME (Health&Medical Equipment) 사업팀을 신설한 바 있다. 2011년 12월 삼성전자 조직개편으로 '의료기기사업팀'이라는 사업조직으로 확대재편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의료기기사업부로 격상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은 혈액검사기로 시작해 엑스레이, 초음파, CT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2011년 메디슨, 2013년 뉴로로지카 등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의료기기사업 누적투자 1조2천억원, 매출 10조원, 고용 9천500명을 예상한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