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부문장-사업부장 역할분담…왜?

고동진 사장 무선사업부 총괄로 승진 임명

홈&모바일입력 :2015/12/01 10:26    수정: 2015/12/01 10:31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CE와 IM 등 세트부문에서 부문장이 겸하던 주요 사업부장 역할을 떼어냈다. 부문장과 사업부장의 역할을 분담시킨 것이다. TV를 비롯한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장기와 단기 전략을 따로 고민하고 또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일 삼성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윤부근 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M부문 사장이 각각 겸임하고 있던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와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떼어냈다. 무선사업부장은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으며 생활가전사업부장 책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 그룹은 "윤 사장과 신 사장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신규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문장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사업부장이 단기 실적에 좀 더 책임을 지면서 부문장에 전체를 보고하는 체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안목 갖춘 경영자 우대

삼성그룹은 2016년도 사장단 인사는 기술적인 안목을 갖춘 경영자를 우대하는 인사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에서 무선사업부 총괄이라는 중임을 맡게 된 고 사장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을 맡게된 정칠희 사장이 대표적이다.

고 사장은 인사와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의 유럽연구소장을 역임한 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한 고 사장은 갤럭시S6, 갤럭시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물론 녹스, 삼성페이 등 솔루션&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 무선사업의 제2 도약을 이끄는 데 적격한 인물이다.

삼성그룹이 1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기술인력 중용,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플래시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 외길을 걸으며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사장은 2012년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해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미래를 담보한다"는 신념 하에 기술개발에 정진해 온 그룹의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OLED 그린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차별화된 선행기술 개발로 '기술 삼성'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정 사장은 향후 종합기술원을 부품, 소재 등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의 메카로 발돋움 시켜 나갈 전망이다.

■불모지에서 신규 사업 일군 '성과주의' 인사 단행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불모지에서 신규사업을 일군 주역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성과주의 인사도 실현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부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등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고 사장은 신규사업인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고 한 사장은 면세점 사업을 확장한 점을 평가받았다.

고 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바이오헬스랩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다.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 불모지에서 일군 바이오사업을 삼성의 대표 주력사업으로 조기 성장시켜 나갈 인물이다.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을 맡게 됐다. 한 사장은 삼성물산 관리, 경영진단팀 출신으로 2002년 호텔신라로 옮겨 신규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호텔, 면세유통 사업 관련 그룹 내 최고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사장은 2011년 말부터 호텔신라 운영총괄을 맡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면세기업인 DFASS사 인수를 성사시키는 한편,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경험·노하우 돋보이는 사장단 전진배치

삼성그룹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사장단을 주요 사업에 전략적으로 전진 배치해 사업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삼성종합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유성 사장을 삼성SDS 대표이사로 내정해 삼성전자에서의 풍부한 업무경험과 경영안목 및 인사부문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자산'인 SDS의 인적 경쟁력을 제고하며 글로벌 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도록 했다.

홍원표 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보임했다. 홍 사장은 벨랩,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 출신으로 2007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로 입사한 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미디어솔루션센터장 등을 역임하면서 모바일 중심의 솔루션 사업에 대한 감각과 식견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SDS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추진하는 솔루션 사업을 조기 전력화하고 솔루션&서비스 경쟁력이 새로운 부가가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과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토록 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위촉됐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디지털AV사업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쳤으며 세트, 부품 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물론 솔루션 사업까지 두루 이해하고 있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미래 신수익원으로서 자리매김시키는 역할을 맡게 됐다.

차문중 삼성전자 고문은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차 부사장은 미국 시카고대 박사 출신으로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후 지난 6월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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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이날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한데 이어 부사장 이하 2016년 정기 임원인사도 이번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