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원이 대대적인 변화로 콘솔 게임 업계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에 밀려 기를 못 쓰고 있는 X박스원에게는 이번이 최대 반격 기회지만 이용자 반응은 차갑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쟁기기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X박스원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선포했다. 기존과 달리 적극적인 시장 공세를 퍼붓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X박스원은 최근 점유율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살아날 길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X박스원의 점유율은 29%로 PS4 52%의 절반 수준이다. 소니가 지난 10월 PS4 가격을 인하한 만큼 앞으로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PS4와 함께 콘솔 업계 양대 산맥 중 하나로 꼽히던 X박스 입장에서는 체면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PS4이 지난 2013년 4분기 32%에서 시작해 올 3분기 52%까지 점차 점유율을 확대해 온 것과 비교해 X박스원은 같은 기간 제자리걸음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출시만 했지 하는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던 최근 X박스원이 칼을 빼들었다. 이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전격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신규 이용자인터페이스(UI) 뉴 X박스원 익스피리언스(NXOE) 도입, X박스360 게임 호환, 윈도10 연동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런 신규 기능들이 타 콘솔기기들과 비교해 우세한 경쟁력을 가지느냐를 놓고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먼저 X박스원이 자신 있게 내놓은 NXOE는 단순한 UI에 불과하다. 기존 UI와 비교해 편리해지긴 했지만 원래 UI의 목적이 이용자 편의성에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늦은 대응이 아닐 수 없다. X박스원은 이미 출시 1년이 지났다.
하위호환 역시 마찬가지다. 20일 현재 기준 X박스원에서 즐길 수 있는 X박스360 게임은 140여 개. 안 그래도 PS4에 비해 라인업이 부족한 X박스원 입장에선 크게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추후에도 꾸준히 하위호환이 이뤄질 것인가에 있다. MS 자체가 가진 신뢰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MS는 X박스360 출시 당시에도 꾸준히 하위호환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추가 지원된 게임은 없다. 이번 역시 MS가 향후 몇 개 타이틀을 추가 발표한 거라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확답은 없었던 터라 이용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호환이 이뤄질 지에는 고개를 젓게 된다.
무엇보다 야심차게 발표한 윈도10 연동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 동일한 윈도10 운영체제(OS)를 사용하지만 PC 게임을 X박스원에서 즐기는 건 불가능하고 X박스원에서 PC로의 스트리밍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후발주자 밸브의 스팀머신은 전용 OS 스팀OS를 활용해 스팀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능 면에서 2001년 처음 탄생한 X박스원이 이제 막 출시를 시작하는 스팀머신에도 뒤지는 모양새다.
PS는 이미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PS나우를 내놨으며 심지어 엔비디아의 태블릿PC 엔디비아 쉴드도 게임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한다. 쉴드의 콘솔 모드와 게임 스트리밍 기능을 함께 사용하면 PC 게임을 콘솔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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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족한 게임 라인업을 하위호환으로 채우고 윈도10 연동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겠다는 게 X박스원의 전략은 시작부터 앞이 막힌 모습.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MS가 X박스원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신규 방침을 발표했지만 타 경쟁자와 비교해 특별한 경쟁력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이번 변화로 점유율을 큰 폭 확대하겠다는 X박스원의 야심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