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지산업협회장을 이끌고 있는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최근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사태 여파로 친환경 운송수단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5' 전시회 기조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디젤게이트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성 사장은 “폭스바겐이 삼성SDI의 고객사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디젤 이슈가 아니더라도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전기차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도 이른바 이번 ‘디젤게이트’가 훨씬 더 많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조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오는 2025년이면 전기자동차 가격이 기존 내연자동차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20% 수준인 약 2천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새로운 전력 사용제도와 스마트그리드 도입을 통해 전기 사용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사장은 “기간 산업의 경우 가장 피크대를 기준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으로 전기요금이 싼 밤에 전기를 저장해서 낮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전기 사용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경영 환경 변화와 국가 정책에 따른 수요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단계 시나리오를 가지고 중장기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조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배터리가 중심이 되는 'BoT(Battery of Things)' 시대의 도래를 역설했다. BoT시대는 배터리가 IT기기를 비롯한 친환경 운송수단의 동력원이자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 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그는 "미래에 펼쳐질 초연결 시대에 IT기기는 웨어러블 형태로 발전하고 친환경 운송 수단이 확대되며, 에너지산업의 스마트화가 가속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기술의 중심에는 배터리가 있으며 이는 BoT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기기, 전기자동차 등 전방산업 성장에 힘입어 현재 200억달러 수준인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5년에는 D램과 디스플레이 시장을 뛰어넘는 약 1천500억달러 수준으로 그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BoT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배터리 중심의 에코(E.C.O)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란 ▲E(에너지 공유 시대를 위한 표준화 및 플랫폼 구축에 적극 참여) ▲C(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Cooperation) 강화 ▲O(산업 간 경계와 국경을 뛰어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의 강화)를 말한다.
특히 차세대 초고밀도, 초박형,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이 소재 경쟁력 강화에 달려 있는 만큼 이를 위해 배터리와 소재 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생태계 구축과 학계, 연구소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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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불과 10~20년 전 우리를 설레게 했던 워크맨과 스마트폰은 이제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기술과 트렌드가 바뀌어도 배터리는 항상 그 변화의 중심에 있으며 미래에도 배터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협회가 주관하는 인터배터리 2015는 국내 최대 규모의 2차전지 산업 전문 전시회로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