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거래시 보이스피싱과 연결됐을 것 같은 식의 이상거래 징후를 탐지하는, 사기방지시스템(FDS)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다. 국내의 경우 FDS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또 기술적으로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한창인게 현실이다.
지난 7월 등장한 금융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비아이큐브는 머신러닝 기반 빅데이터 분석이 FDS의 미래라고 강조하는 회사다. 머신러닝은 인공 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사람처럼 어떤 대상 혹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가 사용자를 이해한다면 이전에 할 수 없었던 방식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데이터 양이 급증하고 그걸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이 저렴해지면서 머신러닝도 대중화를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뇌가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신기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지만 머신러닝은 이미 사람들의 일상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비아이큐브는 FDS 도 머신러닝과 궁합이 잘 맞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FDS에는 기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이 아니라 머신러닝과 같은 인공지능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김민경 비아이큐브 대표는 "FDS는 결국 한 사람의 행위 패턴을 찾는 것이다. 개인 프로파일링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RDB적 사고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거래량이 많지 않으면 RDB와 내부 인력을 투입하고 룰을 잘 만들면 나름 효과적인 FDS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RDB는 사람이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시스템으로 결과물을 빨리 내놓는데는 한계가 있다. 트랜잭션이 하루 2천만건 쌓인다면, 실시간으로 대응 역량을 갖춘 FDS를 운영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김 대표는 "FDS는 개인별 행위 패턴을 판단하는 것이다"면서 "머신러닝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수많은 이들 중에서 한 사람의 행위 패턴을 빠르게 분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FDS에 머신러닝을 투입하게 되면 사람이 볼 수 없는 영역도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비아이큐브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FDS인 리카온-에프(Lycaon-F)를 개발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하둡 플랫폼과 머신러닝에 기반한 솔루션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리카온-에프는 복잡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비아이큐브 뉴트럴스트림 기술에 기반한다. 또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과탐(과잉탐지)과 사기거래를 탐지하지 못해 은행에 피해를 주는 오탐(탐지하지 못함)을 낮추기 위해 인공면역시스템( Artificial Immune system: AIS)를 응용해 위험영역(Danger Zone) 개념이 적용됐다.비아이큐브는 리카온-에프를 통해 사회적 이슈인 보이스 피싱 피해를 약 80% 이상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머신러닝 플랫폼인 비아이큐브(BICube)를 기반으로 FDS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객 요구에 맞는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개인별로 프로파일링 된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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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온-에프는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FDS 구축 기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입 이전에 그 성능을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 시뮬레이션 기능도 갖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지원한다.
비아이큐브는 리카온-에프를 앞세워 국내를 넘어 해외 FDS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민경 대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수는 없지만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면서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향후 비대면으로 거래가 이뤄질 인터넷전문은행, 지급결제 서비스 회사 등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이 제대로 구축이 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그 기업의 고객 신뢰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