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한다. 블록체인은 최근들어 국내외 금융권권이 적극 지원하고 나서면서 잠재력의 큰 핀테크 기술로 부상했다. 블록체인 기반 기업어음, 해외송금 서비스 등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한 신한퓨쳐스랩 데모데이에서는 7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각자 기술을 선보인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두 곳이 액센츄어가 지원하는 홍콩 핀테크 이노베이션랩이 주최하는 '핀테크 인베스터데이'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행사에는 아태 지역 주요 글로벌 은행, 투자자 등이 참석한다.
먼저 블로코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으로 금융분야에서 크게 타임스탬프, 인증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는 과거 비트코인 전용 전자지갑을 개발하는 클라우드월렛으로 시작해 사명을 변경하고, 비트코인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거듭났다.
타임스탬프는 각종 거래내역에 대한 위변조 방지, 부인방지, 원본추적, 이메일 공증, 전자등기 등 서비스를 말한다. 블록체인은 분산네트워크 상에 일종의 거대한 거래 장부역할을 한다. 블로코 김종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록체인 상에 이메일 공증 등에 필요한 정보를 기록해 이를 웹표준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신한데이터시스템과 함께 각종 계약서, 약속어음, 보험가입자증명서 등을 블록체인 상에 올려 온라인 상에서 쉽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LG CNS와도 협력해 장외주식시장에서 거래를 검증하기 위한 용도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인증 분야에서는 기존에 사용되는 인증서와 개인키에 대한 암호화된 정보를 블록체인 상에 올려 안전하게 위변조 여부를 검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리미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외환소액송금거래에 주목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해외에 소액을 송금하는 시장이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나 이주노동자들이 현지로 송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트리미는 '스트림와이어'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로 외환송금을 가능케 했다.
이준행 스트리미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을 통해 200달러, 1천달러, 2천달러를 중국으로 해외송금하면 각각 56달러, 75달러, 98달러 수수료를 내야한다. 스트림와이어는 '패스파인딩'이라는 송금 최적경로추적기술을 활용해 수수료를 각각 8달러, 24달러, 44달러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내 주요 6개국과 13개 제휴사와 협력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트리미에 대해 멘토링을 했던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는 "한 개 통화가 아니라 수십 개 통화에 대해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을 거쳐 가장 싸고 빠르게 송금되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스트림와이어를 통해 기존 외환소액송금시 3일 정도 거래일이 걸렸던 것을 5초 내에 송금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증권시장에도 핀테크 고속도로 뚫리나2015.10.19
- 신한데이타, 블로코와 블록체인 기술 협력2015.10.19
- 국내 금융권도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2015.10.19
- IBM도 비트코인 핵심 기술 품는다2015.10.19
신한금융그룹은 신한퓨쳐스랩을 통해 현재 7개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협업해 자사 금융서비스에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날 신한퓨쳐스랩은 자사에 입주한 블로코, 스트리미 외에 비모, 브랜덤, 페이민트, 리얼아이덴티티, 스마트포캐스트 등 7개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전통금융서비스에 대한 반감으로 등장한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반을 이루는 블록체인이 오히려 금융서비스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