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DB를 두고 말이 많던 온라인 게임 ‘오디션’이 지난 1일 오후 4시 서비스를 완전히 재시작했다. 기존 오디션 이용자들은 새로운 게임하듯 회원 가입부터 캐릭터 생성 및 육성을 아예 다시 시작해야 하게 됐다.
한빛소프트는 다양한 이벤트로 기존 이용자 데려오기에 나서지만 미흡한 운영 탓에 이용자들의 아쉬움만 커지고 있다. 지난 10년을 버리고 새 출발에 나선 오디션이 다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업계 내외의 시선이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는 와이디온라인(대표 신상철)이 서비스하던 오디션을 지난 1일부터 자회사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을 통해 자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오디션은 티쓰리가 개발하고 와이디가 지난 10년간 서비스해온 온라인 댄스 게임으로 지난달 30일 서비스 계약이 종료 됐다.
10년간 무탈하게 서비스되던 오디션은 지난달 계약 종료를 앞두고 논란의 중심이 됐다. 티쓰리와 와이디 양사가 공동소유권을 갖는 오디션 게임 DB 일체에 대해 티쓰리가 무상 이관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티쓰리는 더 이상의 계약 연장 없이 오디션 국내외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와이디에 DB 무상 이관을 압박했다. 와이디는 10년간의 운영 노력이 담긴 DB를 그냥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폈지만 티쓰리는 DB를 포기하고 서비스를 전면 재시작하겠다는 발언을 불사했다. 각종 소송도 동원했다.
하지만 결국 티쓰리는 원하는 바를 얻어내지 못한 채 계약 종료를 맞았고 오디션 서비스는 공중분해 됐다. 캐릭터, 아이템 등 이용자들이 지난 10년간 쌓아온 게임 정보 일체가 날아간 것.
이에 한빛소프트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10만 캐시 및 한정 패키지 증정, 2012년 이전에 출시된 아이템 할인 판매, 경험치 및 포인트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펴고 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서비스 재시작 첫 날인 지난 1일 밤 각 모드 및 레벨 당 최대 5개씩의 서버가 마련됐지만 대부분 한가한 모습을 보였다. 서버 당 이용자 수용 한계치가 1천에서 1천500명이라고 알려진 걸 고려하면 동시접속자 수는 아무리 크게 쳐도 1천이 채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 접속 불가 등 운영 문제와 그래픽 등 게임 전반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오디션 커뮤니티에서는 클라이언트를 설치해도 게임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골머리를 썩는 이용자들의 불만 글이 가득하다.
마련한 이벤트 역시 기간 한정이 있는 등 시원스럽지 않아 10년간 쌓은 게임 DB가 날아간 상황에도 오디션 자체에 대한 애정 하나로 다시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한 이용자는 공식 홈페이지 커뮤니티를 통해 “선물 받았던 하나하나가 추억이고 게임을 하며 기뻐했던 경험도 많은데 그걸 다시 하라니 씁쓸할 뿐 안 할 것 같다”며 “10만 캐시 보상보다는 전에 하던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새로운 오디션에 회의적인 전망을 보낸다. 서비스 시작 직후의 반응이 추후 성과를 좌우하는 게임 특성상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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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오디션은 서비스 장기화로 충성도 높은 소수 정예 이용자층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 이들마저 등 돌리면 오디션은 재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그래픽의 최신 게임들과 정면 대결을 펼치는 건 더 쉽지 않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10년간 플레이 해 온 정보를 싹 날리고 서비스를 아예 다시 시작하는 게임사에 다시 신뢰를 주기가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한빛소프트가 전폭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오디션의 국내 성과에 대해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