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챔버스 시스코시스템즈 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애플과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영역을 겨냥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배경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끈다.
앞서 1개월전 공개된 시스코와 애플의 협력 내용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기기를 기업 인프라에 잘 맞물려 돌아가게 한다는 걸로 요약된다. 핵심은 시스코가 네트워크 장비를 최적화해 애플 iOS 단말기를 잘 지원하고 스파크, 웹엑스, 텔레프레즌스 등 협업솔루션의 매끄러운 작동을 보장한다는 것.
당시 양사 협력은 챔버스 전 CEO와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협상에 나선 결과물로도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시스코는 애플과의 협력으로 협업 제품 확산 계기를 얻었고, 애플은 자사 제품을 기업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움직임의 연장선에서 지난해 IBM과의 협력에 이어 시스코와의 협력도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기사: 애플-IBM, 기업용 모바일앱 사업 손잡았다]
[☞관련기사: IBM, 애플과의 협력은 손해보는 장사인가?]
[☞관련기사: 애플, '기업용 애플케어'로 IBM과 협력]
[☞관련기사: IBM-애플 협업, 교육 시장도 정조준]
[☞관련기사: IBM, 기업 시장서 애플 맥 확산 나섰다]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협력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그 결과물이 어떤 식으로 가시화할 것인지도 당장은 짐작만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신들은 애플 수장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선 당사자, 챔버스 전 CEO가 최근 파트너십의 배경을 들려 줬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스토리지업체 박스의 연례행사 '박스웍스(BoxWorks)' 현장에서 진행된 아론 레비 박스 CEO와의 대담을 통해서다.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챔버스 전 CEO보다 먼저 레비 CEO와 대화를 나눈 애플의 쿡 CEO도 이미 성공을 거둔 소비자용 기술 업체인 애플이 지금에 와서 기업 시장에 집중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대략적이나마 언급한 바 있다.
쿡 CEO는 "우리는 (시장 특성이) 서로 다른 수직적 기업 분야의 심화 지식을 갖추지 못했기에, 멋진 일을 해내려면 다른 사람들을 파트너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 일련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우리가 실제로 바꾸기 위해 (박스, IBM, 시스코 등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같은 보도에선 챔버스 전 CEO가 시스코와 애플의 기업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쿡 CEO에 대해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 체제에서 거의 불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칭찬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참조링크: BoxWorks 2015: Cisco chairman warns of perils from ignoring digital transitions]
사실 챔버스 전 CEO가 직접 언급한 애플과 시스코의 파트너십 배경도 실은 대단한 비밀을 말한 건 아니다. 앞서 분석가들이나 업계에서 이랬을 것이라고 추정한 내용을 대체로 인정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IT부서와의 미팅을 통해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직접 판매하기엔 신뢰성이 부족했고, 따라서 시스코가 쌓아온 기업 시장에서의 전문성과 평판을 필요로 했다. 동시에 시스코는 비디오컨퍼런싱 기술과 업무용 채팅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협업 분야 사업을 키우려 하는데, 애플과의 협력은 해당 제품 판매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관련기사
- 시스코, CEO 교체후 첫 실적 공개2015.10.01
- 시스코, '선택과 집중' 시작됐다2015.10.01
- 존 챔버스 시스코 CEO가 말하는 협업2015.10.01
- 잔인한 통합의 시대, 시스코가 살아남는 법2015.10.01
챔버스 전 CEO는 애플과의 협력을 낙관하진 않는 분위기다. 경제지 포춘은 그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종류의 파트너십은 사실 기업들이 인수하는 것보다 추진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참조링크: Why Cisco's John Chambers is so gung-ho on partnersh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