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소비자들은 국내 단말기 구매 가격이 해외와 비교해 비싸다는 원성을 쏟아냈다. 특히 국산 스마트폰도 미국이나 일본,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역차별 논란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1년을 맞아, 최근 주목할만한 가격 비교 수치가 나왔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출시된 '갤럭시 노트'시리즈는 국내 출시가격이 미국과 비교해 350달러 가량, 즉 40만원 가까이 더 비쌌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상황이 역전됐다.
미국 버라이즌 기준으로 갤럭시노트5 출고가는 10% 부가세를 포함해 765.6달러다. 출시일 기준 달러로 환산했을 때 국내 출고가는 758.42달러다. 갤럭시노트가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출고가가 상대적으로 미국 출고가보다 낮아진 것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4만 해도 한국 출고가는 907.97달러, 미국에서는 769.99달러로 한국이 훨씬 비쌌다.
단순히 기기 가격만 싸졌다고 환영할 일은 아니다. 결국 이용자가 지불하는 통신비는 이통사의 서비스 요금과 제조사의 단말기 값이 더해진 비용이다.
갤럭시S6의 매달 데이터 3GB를 사용하는 한국과 미국 가입자의 통신비 지출 비교 수치도 주목된다.
미국 버라이즌에서 월 3GB를 사용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2년간 통신비용은 236만원이 든다. 반면 SK텔레콤의 월 3.5GB 요금제로 2년동안 드는 통신요금은 124만원이다.
통신서비스 요금은 국내가 훨씬 싸지만 기기값은 반대로 미국이 싸다. 같은 조건에서 지원금을 받았을 때 미국에서 갤럭시S6의 실구매가는 25만8천원이고 국내에선 74만9천원이다.
기기값과 통신서비스 요금을 모두 더하면 2년간 미국은 262만원 가량이 나오고 국내에서는 199만원이 나온다. 즉, 국내에서 연간 30만원 가량을 덜 내고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단통법 시행으로, 국내 통신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이 때 주목할 비교 수치는 EBITDA 마진율이다. 단순하게 얼마를 남겼냐는 비교가 아니라 기업이 영업활동을 벌여 현금창출능력이 어느 수준이냐를 따질 때 등장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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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에서 각국 통신사의 EBITDA 마진율을 비교한 결과, 해외 주요국인 전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국내 통신사는 하향 곡선을 그리며 25%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 국내 통신사들은 연간 7조~8조원 가량의 시설투자를 집행한다. OECD 국가 중 통신사 매출 대비 투자비 비중이 3위에 해당한다. 이미 깔아둔 망으로 돈을 버는 해외 통신사와 달리 추가적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반복하면서 통화 품질은 오르고 반대로 마진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