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 또 선정성 도마에 올라

최근 1인 미디어들이 관심을 모으며 인터넷 방송이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른 반면, 여전히 심한 욕설과 선정적인 방송이 넘쳐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 업체 자율규제에 맡겨져 왔으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이를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인터넷 특성상 사업자에 대한 법적 제재 등 공권력이 개입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7일 인터넷 실시간 방송 아프리카TV에서 성행위나 성적 부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해 온 인기 BJ(방송 진행자)의 이용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심위 결정으로 아프리카TV는 내부 논의를 거쳐 문제를 일으킨 BJ에 대해 6개월 이용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회사 내부 규정에 의거한 것으로, 영구 정지 제재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다. 아프리카TV는 이 같은 선정적인 방송에 대해 수위와 심각성 정도에 따라 ‘경고-7일-30일-6개월-영구정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율규제가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데 있다. 특히 아프리카TV의 경우 영구 정지 시킨 BJ를 다양한 명분으로 다시 풀어주고 있어 유명무실한 조치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구정지를 당했다 복귀한 아프리카TV 조모 BJ가 방송에서 사설 도박사이트를 알선하고 억대 배팅금을 챙기다 구속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럼에도 아프리카TV는 지난해 영구정지를 당한 또 다른 BJ의 계정을 복구시켜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방심위도 더 이상 자율규제로 맡기기엔 인터넷 방송에서의 선정성이 도를 넘고 있다는 데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에 대한 사회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얘기까지 방심위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 관계자는 “이번 이용 정지 처분 의결을 내린 BJ의 경우는 성적 묘사가 상당히 구체적이었음에도 청소년 보호 조치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인터넷 방송 업체들이 자율조치를 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많아 좀 더 사회적으로 시스템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방심위에서도 논의가 됐었고, 관련부처에서도 개선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아프리카TV 측은 “명백한 저희의 불찰이다”며 “방심위의 권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고 개발 중인 텍스트 필터링 등 기술적 보완책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플랫폼이나 콘텐츠 신뢰성 측면에서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방송 사업자나 진행자들이 (선정적인 콘텐츠 개선에) 조금 더 노력해야할 부분이 분명 있다”면서도 “정부가 법률에 의해 기업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우고 제재를 가하는 건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