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정기수기자)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가 힘과 효율성을 갖춘 새 디젤심장을 얹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한국GM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디젤을 합쳐 최소 월 1천5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트랙스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동기(5천781대) 대비 6.9% 늘어난 6천178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은 디젤 모델의 가세로 올해 연간 판매가 1만2천대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의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경쟁모델에 뒤쳐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티볼리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뒤쳐졌고 QM3에 비해서는 효율성 측면에서 밀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티볼리와 QM3가 각각 2만2천535대, 1만2천549대가 팔려나가며 승승장구 하는 동안 트랙스는 6천178대 판매에 그쳤다. 여기에 국내시장에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디젤 라인업의 부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랙스 디젤의 판매가격은 2천195만~2천495만원이다. 티볼리 디젤(2천45만~2천495만원), QM3(2천280만~2천570만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동안 미흡했던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트랙스 디젤의 복합 연비는 14.7km/ℓ다. QM3(18.5km/ℓ)와 티볼리 디젤(15.3km/ℓ)보다는 떨어지지만 격차는 좁혀졌다. 여기에 실주행 연비는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GM이 내세우는 트랙스 디젤의 가장 큰 장점은 경쟁차종 대비 월등한 주행성능이다. 트랙스 디젤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m에 달한다. QM3(90마력, 22.4㎏·m, 티볼리 디젤(115마력, 30.6㎏·m)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트랙스 디젤은 국내 소형 SUV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찾고 있는 스마트한 고객들에게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랙스 디젤의 시승은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미단시티 근린공원를 왕복하는 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최고 트림인 LTZ 모델이었다.
일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탁 트인 시야가 만족스럽다. 다만 기존 가솔린 모델과 변화가 없는 실내는 아쉽다.
지나칠 만큼 심플해 취향을 심하게 탈 듯 싶다. '깔끔하다', '오락실 계기판 같다' 등 선호도가 극명히 갈렸던 클러스터(계기판)도 동일하다. 최근 신차에 대부분 적용된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아닌 점도 소비자들에 따라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시동을 걸고 네스트 호텔을 나서며 실내 소음에 주목했다. 유럽에서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별칭을 얻은 만큼 'NVH(소음·진동)'를 얼마나 잘 잡았는 지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실내는 정숙하다. 디젤 SUV를 탈 때마다 느꼈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영종해안도로에 들어서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시속 100km를 넘어 150km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최고출력 135마력에 최대 토크 32.8㎏·m의 1.6 CDTi 엔진이 지닌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고속 구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최대 토크가 나오는 2천250rpm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가속에 더 탄력이 붙었다. 시속 170㎞를 넘어서도 흔들림 없이 달리며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여기에 GM(제너럴모터스)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를 최적화해 부드러운 가속을 제공한다.
쉐보레 차량의 장점인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섬세한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곡선 구간에서 무게중심의 흔들림이나 불안한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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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속 100km를 넘어서자 풍절음이 다소 거슬린다. 이날 시승 내내 세찬 바람이 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심한 편은 아니지만 소음에 예민한 소비자의 경우 호불호가 갈릴 만 하다.
이날 시승 후 연비는 리터당 13.4km를 기록했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RPM의 피로도가 높은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