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시절 현지의 유학생들끼리 서로의 재능을 활용해 컴퓨터를 수리해주거나 PPT 작업을 도와주는 커뮤니티가 있었어요. 그때 누군가에게는 나의 작은 재능도 꼭 필요한 것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작은 생각이 바로 크레벅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김범수 대표는 유학시절 서로 돕고 재능을 나눴던 친구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인 지난해 크레벅스(www.crebugs.com)를 창업했다. 누구나 한 가지 정도 갖고 있을 무형과 유형의 재능이 재화가 될 수 있도록 시장을 형성한 것이다. 더불어 판매자와 소비자 간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발생될 수 있는 가격 거품까지 제거했다.
1년 전 창업 당시만 해도 온라인 재능 마켓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지만 현재는 약 1천가지의 다양한 재능이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매출도 올 1월 대비 6개월 만에 10배 가량 증가했을 정도다.
“현재 등록된 재능들은 디자인 제작이나 SNS 운영 대행과 같은 업무에 필요한 것들부터 헤어스타일 추천, 기분에 따른 음악 추천, 마음에 드는 이성의 전화번호를 받아주는 작업과 같은 재미있는 것들까지 다양합니다. 아무리 단순한 재능이라도 재화가 되어 판매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능이라도 판매될 수 있지만 아무 재능이나 판매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재능은 검수 절차를 거친 다음 판매가 이뤄진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재능이나 구매자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이 갖춰지지 않으면 검수 과정에서 탈락한다. 또한 구매가 이뤄졌다고 해도 구매자가 결과물을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비용이 지불될 수 있도록 해 안전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 중입니다. 먼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카페24(www.cafe24.com) 호스팅을 이용 중이고, 피해 신고 상황 발생 시 손쉽게 증거 확보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능을 추가하는 등 리뉴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김범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크레벅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능은 무엇인가.
“다양한 재능들이 등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바로 온라인 게임 강의다. 게임을 좋아해 사업 초기 프로게이머에게 재능을 판매해보라고 제안한 것이 시초였다.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의외로 20대~30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등록된 게임 강연 판매자만 50여 명이 될 정도다.”
-국내에서 아직 재능마켓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한 재능마켓 업체의 경우 100억원대의 연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시작단계다. 아마 국내에서는 아직 재능이 재화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 낯설어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온라인으로 거래가 된다는 것에 대한 신뢰가 낮아 그런 것 같다. 크레벅스가 이런 인식과 문제점들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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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이 있다면
“과거 오프라인 프리마켓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실력이 아주 좋은 분이었는데,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길거리뿐이란 것이 안타까웠다. 이런 제품들이 크레벅스에서 신뢰를 받고 판매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드제품 전용 인증 제도를 만들고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통해 제대로 설명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오프라인에서 작업이 필요한 재능을 거래할 수 있도록 공간 대여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