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대방을 매료시키는 말에 능숙한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마케터나 광고계 종사자라면 만원을 이룬 대강당 무대에 올라 준비된 프레젠테이션과 말로써 청중들을 사로잡고 뜨거운 공감과 박수, 환호를 이끌어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이같은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꿈을 이루기 위해 발간된 책이 바로 위메프 박유진 기업소통부문 디렉터가 지은 ‘사람을 움직이는 말’(센추리원, 1만5천원)이다.
욕심만큼 되지 않는 게 바로 사람을 움직이는 말이다. 무대에만 서면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려 정작 준비한 말들도 새카맣게 까먹기 일쑤다.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부족한 탓이다. 당연히 듣는 이의 반응도 차갑다. 그런데 말 잘하는 사람이 꼭 모두에게 호감과 존경을 받으란 법도 없다. 자칫 “말만 잘하네”란 비판을 받기 쉽다.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소통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유진 디렉터는 본인이 10년 넘게 현장에서 체득한 ‘말의 비법’을 전수한다. 나아가 저자는 일반적인 소통에 있어 말의 중요성과 올바른 방식을 알려준다.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방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말, 즉 ‘소비자 언어’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이라고 소개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말’은 광고나 홍보, 마케팅 업무를 하는 이들에겐 하나의 실용서에 가깝다. 책 표지에는 “그들의 욕망, 그들의 니즈, 그들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라”는 뻔해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책 속에는 10년 넘게 저자의 실패와 성공담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박유진 디렉터만의 해법도 제시돼 있다. 그의 여러 성공담은 배우고, 실패담은 교훈 삼으면 된다.
박유진 디렉터는 위메프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우리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뜻의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사명을 지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별명은 'PT 박'이다. 100여 회가 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80% 승률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남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남들과 다르게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과 열정, 그리고 정직함으로 승부한 덕분이다.
현대인들은 SNS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도 소통하지만 여전히 회사에서, 현장에서 많은 이들과 마주친다. 또 좋든 싫든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얻고, 때론 설득해야 한다. 사내 프로젝트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환경에 따라 외부 강연도 펼쳐야 한다.
이들에게 박유진 디렉터는 꼭 ‘나의 말’이 아닌 ‘상대방의 말’을 하라고 주문한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말이 아닌, 공감하게 만드는 언어를 찾으라고 말한다. 또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는 핵심의 여백을 활용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이나 사진을 사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생색내는 말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진정성 있는 말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때 말은 핵심적인 내용만 담아 간결해야 한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데이터 스모그' 문제를 언급한다. 스스로 깨치고 느껴야 할 행복까지 인터넷을 통해 공식을 찾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인들이 피로사회, 결정 장애, 인정중독에 빠져있다고 설명한다. 자기계발서와 같은 책을 찾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당장 전문가가 집필한 책에서 뭔가의 공식과 비법만을 쏙 뽑아 먹기를 원한다.
그래서 ‘사람을 움직이는 말’ 책을 완독하고 나서 더욱 든 생각이 “말 잘하는 특별한 공식을 찾겠다”는 식의 접근은 이 책을 반만 읽겠다는 뜻과 같다는 거였다. 말의 ‘스킬’을 익히겠다는 생각보단, 울림을 줄 수 있는 말이 뭘까를 끊임없이 고민해보고 자기만의 문제와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이 책을 올바르게 읽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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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이란 뭔가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곧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래야 실제로 진정성 있는 말이 나오고, 비로소 상대를 움직이게 될 테니 말이다.
물론 ‘사람을 움직이는 말’은 위에 언급했듯 광고, 홍보, 마케팅 종사자들에게 영감과 지식을 주는 실용서적으로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