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티켓몬스터에 이어 위메프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시킴에 따라 국내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불꽃 튀는 선두 격전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위메프는 17일 게임 퍼블리셔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로부터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으로 1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위메프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인재 영입, 시스템 개선 등을 가속화해 고객과 파트너사의 쇼핑 및 업무 경험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위메프 투자 유치 배경에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엔엑스씨 대표)와, 위메프 실소유주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지난 인연이 자리한다. 2008년 인기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개발한 네오플의 대표였던 허민 대표가 넥슨에 회사를 3천800억원에 매각했던 것.
이를 계기로 넥슨은 던파 중국 서비스로 연 매출 1조가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허민 대표는 위메프 창업과 지금은 해체된 고양원더스 야구단 창단 등 다양한 사업과 투자를 벌여왔으며, 현재 코엑스 사거리에 위치한 위메프 사옥도 마련했다.
앞서 쿠팡은 손정의 회장이 있는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천억원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5월 미국 세쿼이어캐피탈 1억 달러, 11월 미국 블랙록 3억 달러 투자 유치금까지 더할 경우 쿠팡이 1년 간 받은 총 투자금은 14억 달러(1조5천500억원)에 달한다.
티켓몬스터는 지난 4월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이하 KKR)와 앵커에퀴티파트너스, 그리고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가 그루폰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신 대표는 주요 주주가 됐으며, 티몬은 KKR과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81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이처럼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기업에 대규모 투자가 몰리는 까닭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태생부터 모바일에 최적화된 소셜커머스는 다른 이커머스 시장 대비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지주연구소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1년 전(5조5천억원)보다 45.5% 증가한 8조원으로 전망된다. 국내 소셜커머스 태생 시점인 2010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이 5년 새 800배 성장한 셈이다. 지마켓, 11번가,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보다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작년 실적을 비교해 보면 매출은 쿠팡이 가장 높았으며, 티몬과 위메프가 뒤를 이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쿠팡, 위메프, 티몬 순이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 3천485억원, 영업손실 1천215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물류 투자로 영업손실은 전년 42억원 대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티몬의 작년 매출은 1천575억원, 영업손실은 24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37.2% 성장 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707억원보다 65% 가량 줄었다. 주식보상비용 71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적자는 175억원이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액은 각각 1천259억원, 29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786억원 대비 60% 가량 증가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2013년 360억원 적자 대비 70억원 가량 줄었다.
세 회사 모두 적지 않은 적자를 기록했고,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자기자본 잠식 상태임에도 올해 티몬을 시작으로 쿠팡과 위메프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국내 소셜커머스 경쟁은 재점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부터 대규모 판촉 행사와 광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출혈경쟁 논란이 되기도 했던 쿠팡 전지현, 티몬 수지, 위메프 신민아 등 기존에 활발히 진행됐던 스타 마케팅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금은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물류 시스템 구축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미 전국 단위의 물류센터를 구축 중이며 자체 배송 인프라와 인력들을 대폭 보강 중이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저가 경쟁은 기본, 배송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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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 확산에 맞춰 모바일 결제 시장도 커지고 있고 사람들의 쇼핑 습관도 오프라인과 웹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오고 있다”면서 “이에 최적화된 시장과 서비스가 바로 소셜커머스다. 이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유력 투자사들의 관심과 투자가 봇물을 이루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고, 업계 간 경쟁이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화 되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이들의 경쟁이 자칫 치킨게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항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