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신비 풀리나?"...신경전달 과정 최초 관찰

퇴행성 뇌질환, 신경질환 치료법 개발 실마리

과학입력 :2015/08/11 14:25

국내 연구진이 초분자 물질을 이용해 뇌의 신경전달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이 연구가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신경질환과 관련된 치료법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과 이남기 포스택 물리학과/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팀은 그동안 관찰하기 어려웠던 뇌의 신경전달 과정을 초분자 물질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초분자란 둘 이상의 분자가 분자간의 약한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특정한 구조, 성질을 갖는 집합체를 말한다. 초분자는 구성분자의 입체적 배열에 따라 분자 단독으로는 가질 수 없는 독특한 성질을 발현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신경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로 추정된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과정을 분석한 첫 사례다. 이 연구를 통해 미세하고 정교한 뇌의 신경 전달 물질 수송 시스템을 관찰하고 이를 규명해 향후 뇌 신경 관련 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분자 주인-손님 분자쌍의 형광 시그널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형광시그널이 변화하는 것을 측정해 소포체의 막융합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신경전달 물질 분비는 세포 내에서 시냅스 소낭과 신경세포 막 간의 막융합에 의해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을 일컬어 '시냅스 소낭 막융합'이라고 하는데, 신경전달이 정교하고 신속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조절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강조된다.

이 과정에서 스네어 단백질과 조절 단백질들이 신경전달 물질을 분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냅스 소낭 막융합에 의한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 과정이 어떤 원리로 일사불란하게 물질을 정확하게 전달하는지, 그 과정들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또 이 과정의 장애가 왜 생기는 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밝혀야 할 부분이 많은 채로 남아있다. 기존의 연구 방법으로는 이같은 정교하고 복잡한 신경전달 과정을 연구하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강한 결합력을 가지는 초분자물질인 주인-손님 분자쌍을 이용해 관찰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주인-손님 분자쌍은 구조적으로 빈 공간이 있는 내부에 어떤 물질이 들어가는 작용 혹은 과정을 말한다.

연구진은 먼저 인공적으로 소포체를 만들었다. 그 다음, 초분자 주인-손님 분자쌍의 형광 신호를 이용해 소포체의 막융합이 빠르게 열리고 닫히면서 신경전달물질의 분출과정이 조절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소포체의 막융합 과정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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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IBS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초분자 물질을 이용해 단분자 수준에서 소포체의 막융합에 의한 신속하고 정교하면서도 미세한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뇌 신경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세포의 물질 수송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2.11)에 7월 10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