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담당부서에다 제가 숙제를 좀 드릴게요. 서울시에 웨어러블 디바이스 만드는 분들 단지에 모여서 사업하게 하거나...(중략) 미래가 있는 첨단(산업)이니까 지원해줄 수 있는 부서를 만들거나 웨어러블 엑스포를 만든 달지,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경쟁 방식을 거쳐 융자나 지원을 준다던지 그런 생각이 들고요.”
“발전해가는 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서비스에 이를 써주는 것도, 그러면 하나의 공신력을 얻게 되고… 정책박람회 하듯이 부서장 한 분을 찍으란 말이에요, 그래서 전반적인 상담을 거쳐서, 예컨대 3월 1일날, 중요한 날에 발표를 하는 거에요. 서울시가 가령, 독거노인에게는 웨어러블을 착용하면 그분이 처하는 위험에 대처한다던가...(중략) 그래서 서울시가 세계 최초, 최고로 웨어러블을 통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안을 정하란 말이에요.”
올 1월 2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사내 시장 집무실에서 ‘웨어러블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웨어러블 업계 대표 7명과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청취한 뒤 이와 같이 말했다.
이후 약 6개월 가량이 지난 현 시점에서 서울시는 어떤 정책을 취하고 있을까. 지디넷코리아가 이후 진척 상황에 대해 취재한 결과, 여전히 뚜렷한 정책적 대안의 큰 그림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산발적인 지원책만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위의 발언 중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웨어러블을 위한 별도 예산은 '없다'
“별도의 예산이나 이런 부분은 없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은 이 같은 답변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간담회가 열린 시기는 이미 올해 예산안이 다 짜여진 이후였기에 별도의 예산을 확보할 여지는 사실상 없었다.
그렇다면 주무 부서는 정해졌을까? 그것 또한 아니었다. 애당초 웨어러블만을 위한 정책은 수립되지 않았다. 대신 서울시는 이보다 포괄적인 개념인 사물인터넷(IoT)를 앞세우고 그 안에서 웨어러블을 연계한 일부 정책을 추진하는 수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럼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모임을 주도한 대기업 소속 연구원이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유야무야’ 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정책 추진의 매개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이후 별다른 피드백을 받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웨어러블, 밀어 드립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결국 현재 시가 웨어러블 분야에 대해 특별히 지원하는 정책은 사실상 없다. 다만 IoT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분야의 일환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을 뿐이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 우선 도입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퀄컴, SK텔레콤 등과 함께 손 잡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서울시내 저소득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킴이폰’을 보급하는 사업을 전개하기로 협약했다. 이는 박 시장이 앞서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지킴이폰은 3G 통신을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로, GPS를 통한 착용자의 위치 파악은 물론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위급 상황 발생 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이 기기를 무상 지원하고, 퀄컴이 통신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서울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수요자 파악과 보급 업무를 맡는다. ▶관련기사 보기
이 밖에 오는 9월 개최할 ‘서울 앱 페스티벌’에서 각종 웨어러블 기기 개발업체를 초청해 제품 전시와 시연, 체험 등을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의 홍보를 돕는 차원의 정책은 개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개포동 서울일본인학교 부지에 건립할 ‘개포 디지털 혁신파크’를 통해 웨어러블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걸친 스타트업을 유치, 지원할 방침이다.
권순복 서울시 스마트사업 팀장은 “9월에 열리는 ‘서울 앱 페스티벌’에서 기업에 대한 전시, 체험 등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촌 IoT 사업 등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웨어러블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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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나 중앙정부가 관련 정책을 하나로 모아서 추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래도 기본적으로 육성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