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스, 팬택 인수 후 印尼에 IPTV폰 판다

이주형 대표 "국내 생산라인 최대한 유지할 것"

홈&모바일입력 :2015/06/25 17:42    수정: 2015/06/26 10:25

정현정 기자

팬택 인수합병(M&A)를 추진 중인 중견 제조업체 옵티스가 그리는 인수 이후 로드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주변기기, 콘텐츠(IPTV)를 아우르는 이른바 '항공모함 선단’을 꾸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한 기회를 잡겠다는 포부다.

인수 성사에 복병으로 지적됐던 변수들도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팬택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최대주주 '진대제 펀드'는 옵티스와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 내부 직원들과 여론의 우려였던 국내 생산시설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팬택 인수를 추진 중인 옵티스 이주형 대표는 2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옵티스가 생산 중인 초소형 프로젝터를 팬택이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탑재해 이를 통해 IP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라면서 "항공모함 격인 팬택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구축함과 보급함 격인 스마트폰 주변기기와 IPTV로 선단을 이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옵티스는 최근 변양균 전(前) 청와대 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2007년 공직에서 물러난 후 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IPTV 사업권 획득을 추진해왔다. 같은 시기 옵티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스마트폰 주변기기 판로 개척을 모색하던 차였다. 여기에 팬택의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에 대한 구상이 맞아떨어지면서 팬택 인수를 최종 결정하게 됐다.

이주형 옵티스 대표 (사진=옵티스)

이주형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넓고 숲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유선으로 인터넷 망을 구축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면서 “변양균 회장이 인도네시아에서 IPTV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던 중에 모바일 관련 아이템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옵티스가 생산 중인 초소형 피코 프로젝터를 팬택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스마트폰에서 프로젝터로 비춰서 볼 수 있는 IPTV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선 인프라 없이도 무선으로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변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IPTV 방송사업자 허가 획득도 마무리 단계다.

현재 2G 통신망을 이용하는 인도네시아는 내년이면 3G를 거치지 않고 바로 4G로 직행할 예정이다. 모바일로 IPTV 연결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또 지난해 10월 조코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 차원에서 ICT 산업 부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특히 2018년 아시안 게임 개최를 계기로 급격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내년 중 2G→4G 전환이 이뤄지면 연간 6천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엄청난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옵티스가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TSST 역시 자회사를 통해 무선충전기, 보조배터리, 블루투스 스피커 등 스마트폰 주변기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그동안은 판로를 개척하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점한다면 확실히 기회가 있겠다는 판단이 선 만큼 여기에 팬택 스마트폰이 더해진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팬택 인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변수로 꼽혔던 대주주(22.5%)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옵티스 지분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는 투자회사로 삼성이나 LG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된 만큼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 사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팬택 인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어왔다.

옵티스는 스카이레이크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1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할 예정이다. 약 140만주 규모의 보유 주식 처분은 의무는 아니지만 지분 관계가 남아있을 경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처분이 가능하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자세한 일정과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사주조합 매입이나 신규 투자자 설득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최대한 구주 매각을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다만 옵티스 신규 주주로 참여하게 되는 주주들에게도 팬택 인수의 비전을 공유하는 만큼 실사와 회생 계획 마련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 인수를 둘러싼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일반 M&A와 달리 법정관리 중인 회사는 제시한 인수가액을 하향조정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법원이 양해각서(MOU) 체결을 허용할 수 있는 최소한도인 400억원으로 가격을 제시하고 실사 과정에서 사업 전략 구상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인력과 자원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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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정보통신 관련 기기의 경우 기술개발만으로는 부족하고 미리 제품을 생산해서 많은 검증 단계를 거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많은 생산능력(CAPA)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생산 라인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다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는 실사를 통해서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팬택과 전격적인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옵티스는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옵티스는 내달 17일까지 팬택 실사를 마친 후 최종 가격 협의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뒤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동의를 구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