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카메라 자동초점 반도체(AF구동칩) 개발업체인 동운아나텍이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동운아나텍은 중국 매출 비중이 절반으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샤오미, 화웨이 등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날로그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 중에서도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손꼽힌다.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반도체와는 달리 알고리듬을 안다고 해도 성능을 내기가 쉽지 않다.
17일 동운아나텍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며 앞으로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를 AF구동칩에서 햅틱, 디스플레이용 전력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운아나텍은 국내에서 아날로그반도체로 성공한 몇 안되는 업체다. 동운아나텍 외에 아날로그반도체를 개발하는 업체로는 전력용 제품을 개발하는 실리콘마이터스 정도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날로그반도체 분야는 구현하기 어려운 대신 한번 시장에 진입하면 또 꾸준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단 한번의 적자도 내지 않았다. 10년 동안 8배 가량 매출이 성장했다. 스마트폰용 AF구동칩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즈리서치(TSR)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36%다. 1, 2위 업체가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2개사가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3위부터는 점유율이 7%대로 낮아진다.
동운아나텍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업체와의 협업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 거래선을 잘 개척한 탓에 고객사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김동철 대표이사는 “퀄컴, 미디어텍 등의 레퍼런스 디자인에 모델명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무작정 프로세서 업체를 두드렸지만 이들이 기술력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이 낮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프로세서 업체가 제공하는 레퍼런스 디자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초기에는 프로세서 업체들이 제공하는 제조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해 제품을 만들었다. 바로 이 레퍼런스 디자인의 AF구동칩으로 동운아나텍 제품이 선택됐던 것이다.
동운아나텍은 중국 매출 비중이 큰 탓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성장의 수혜를 입기도 했다. 김동철 대표는 “지난 2013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스마트폰 덕분이었다”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 2013년 매출 465억원을 올리며 전년도 304억원 대비 52%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445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2.35%다. 지난 2013년 매출과 비교하면 4% 감소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해 매출이 감소한 것은 팬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거래선인 팬택이 청산 위기를 맞으며 동운아나텍도 일부 매출이 감소하기도 했지만 햅틱, 디스플레이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AF구동칩 시장에서도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4분기에는 OIS(손떨림방지) 기능의 AF구동칩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운아나텍은 오는 30일 상장 예정이다. 청약 예정일은 오는 22~23일이다. 공모예정가는 1만~1만2천원 수준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50억원 이상이다. 총 발행 주식수는 587만7천주다.
동운아나텍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문과 출신으로 지난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사업에 대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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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삼성에서 반도체 사업의 초석을 깔때 입사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5년 정도 근무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대해 모든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후 곧바로 동운상사를 설립한 김 대표는 2006년 동운아나텍을 분사해 10년 동안 사업을 키웠다.
김 대표와 최대 주주 등 특수 관계인의 동운아나텍 지분율은 23%다. 김 대표는 특수관계인 지분이 적어 주식물량이 많다는 지적에는 “소액주주 중 대부분이 지인이고 1~2년 전 지분을 취득한 기관 투자자의 주당 취득금액도 1만~1만2천원 수준”이라며 “아날로그반도체는 특성상 사업 성과를 내는데 시간이 걸리는만큼 지인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물량을 많이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