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를 연말께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 자체에 환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올 때까지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 오픈소스 전문 컬럼니스트 스티븐 보간니콜스는 애플의 스위프트 오픈소스화에 대한 커뮤니티의 상반된 반응을 전했다.
환영하는 측은 오픈소스화에 따른 혁신의 가속에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판단을 유보하는 측은 ▲라이선스와 거버넌스 모델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커뮤니티 활성화가 불확실하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그는 “WWDC에서 가장 흥분시킨 순간은 iOS9이나 OS X 10.11 엘 캐피탄을 발표했을 때가 아니었다”며 “개발자들은 스위프트를 오픈소스로 내놓는다는 것에 일분가량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글을 시작했다.
스위프트는 작년 애플에서 공개한 iOS, OS X 애플리케이션 개발 언어다. 기존 오브젝트C보다 사용하기 쉬우면서, 더 빠른 앱을 만들게 한다는 장점을 내걸었다.
스위프트는 애플의 ‘코코아(Cocoa)’와 ‘코코아 터치’ 프레임워크에 맞춰져 있다. 동일한 LLVM 컴파일러를 사용한다. 또한,오브젝트C의 옵티마이저와 오토벡터링, 오토매틱 레퍼런스 카운팅 ARC 메모리 매니저, 런타임 등을 사용한다.
애플은 스위프트를 더 널리 보급하기 위해 코드를 개선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로 했다. 연말에 애플은 스위프트의 컴파일러와 표준 라이브러리를 포함한 소스코드를 공개하게 된다. 오픈소스 이니셔티브(OSI) 인증 라이선스로 배포된다.
애플은 OS X, iOS, 리눅스에 코드를 포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커뮤니티로부터 기여가 인정되고 또 독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딧과 Y콤비네이터에 애플의 행보를 환영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기술직종 구직사이트 다이스의 기술기고가 닉 콜라코브스키는 “스위프트를 오픈소스화하는 것은 iOS와 맥 OS X 관련 개발자뿐 아니라 모든 개발자에게 이익”이라고 ㅍ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총괄이사는 블로그에서 “애플에게 스마트한 움직임이자, 개발자 커뮤니티에게 큰 승리”라며 “개발 언어를 오픈소스화하는 것은 더 쉬운 채택을 의미할 뿐 아니라 개발자가 더 쉽게 공유하고, 버그를 찾아내는 식으로 더 많이 협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애플의 전과 달리 오픈소스 지지입장으로 돌아선 것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입장도 많다.
개발자에 초점을 둔 애널리스트회사 레드몽크의 스티븐 오그레이디 공동창업자는 “애플이 라이선스를 특정하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애플은 라이선스가 OSI에서 인정되고(approved), 재량을 허용하는(permissive) 것 모두일 것이라고 약속한다”며 “전자는 당연히 합법적으로 오픈소스라 불리는 것이고, 후자는 가장 유명한 예외인 자바같은 개발언어의 표준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그동안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공개해왔다. 오픈소스 유닉스인 다윈(Darwin), OS X의 토대인 BSD 유닉스, 웹킷 브라우저 엔진, 프린트 시스템 CUPS 등이 대표적이다.
오그레이디는 라이선스도 실질적인 질문은 아니라고 적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오픈소스에 대한 지속적 지원 여부란 주장이다.
가령 다윈의 경우 퓨어다윈처럼 커뮤니티 스스로 더 사용할 만한 OS로 만들려 시도했었다. 커뮤니티의 노력은 제한적 성공에 그쳤다.
또, 구글은 2013년 웹킷의 포크버전인 블링크를 개발했다. 블링크로 구글 소속 개발자가 떠나버리자 웹킷 개발 속도는 60%까지 떨어졌다.
오그레이디는 “라이선스가 무엇이든, 프로젝트의 미래는 결국 애플에서 선정한 거버넌스 모델에 의해 결정된다”며 “비록 애플의 키여에 대한 솔직한 발언에도 우리는 어떤 세부내용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애플이 이름만 오픈일 뿐인 것으로 의도했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기여에 대해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기여를 말했다는 건 당장은 아니어도 미래에 오픈 거버넌스 모델의 문이 열릴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빌 바인버그 블랙덕소프트웨어 수석이사는 “스위프트에 대한 실질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기적이고 동적인 프로젝트 개발 커뮤니티가 스위프트 컴파일러, 런타임, 관련 툴 등과 단기간에 연합할 것 같지 않다”며 “애플은 프로젝트 큐레이션에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컴파일러 해커와 관련된 툴 제작자들은 다른 오픈소스SW에서 비민주적으로 선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개발 언어는 이미 오픈소스이거나 C/C++, PHP, 파이선, R, 루비 등등 주요 오픈소스SW로 구현돼 있다”며 “애플의 것은 일정 부분 미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눅스를 타깃 OS 중 하나로 포함시킨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석했다. 리눅스가 새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선택되고 있고, 다른 차세대 언어가 태어나 널리 퍼졌기 때문이란 얘기다.
반면, 스위프트 타깃 OS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제외한 건 상업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윈도는 맥 OS X와 데스크톱 시장점유율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사이다. 그는 “물론 윈도 역시 크로스플랫폼이기엔 더 넓은 기술적 캐즘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 스위프트 확산 예고...애플 개발자의 WWDC 관전평2015.06.12
- 개발자를 위한 애플 WWDC 체크포인트2015.06.12
- 애플, 스위프트 연말께 오픈소스로 공개2015.06.12
- 애플, 새 개발 언어 '스위프트' 공개2015.06.12
보간니콜스는 애플의 오픈소스 스위프트 성공여부는 사실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애플, MS 같은 대형 SW기업에서도 오픈소스를 올바른 방식으로 인정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짐 젬린의 발언을 전했다. 짐 젬린은 “우리는 사물인터넷, 모바일 컴퓨팅, 자동차 기술 등의 복잡성에 더 깊게 움직일 것”이라며 “애플, MS,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기타 수많은 기업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혁신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