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게임입력 :2015/06/08 10:38    수정: 2015/06/08 10:48

박소연 기자

최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이하 스마일게이트, 대표 권혁빈)가 신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스토브’를 공개했다. 단순 게임사를 넘어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운영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이전에도 몇몇 게임사가 플랫폼을 출시하며 같은 미래를 그렸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 대표 정우진)의 ‘토스트 클라우드’와 컴투스(대표 송병준), 게임빌(대표 송병준)의 통합 플랫폼 ‘하이브’ 등이다.

지난 4일 개최된 '스토브' 사업설명회

이들은 직접 개발 및 퍼블리싱한 게임에 파트너사의 게임을 더해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 거대한 이용자 풀을 형성해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먼저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는 게임 개발 및 출시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원스톱 솔루션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언어 및 마켓에 대한 결제, 고객지원, 멤버십 시스템 등을 통합 지원한다. 게임 운영에 필수적인 각종 데이터도 모두 ‘스토브’로 관리할 수 있다.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재무적인 지원도 제공한다.

권혁빈 대표는 지난 4일 ‘스토브’ 사업 설명회에서 “스마일게이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이라며 “글로벌 마켓, 투자 지원, 사업 멘토링, IT 기술 지원 등으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브’를 필두로 한 플랫폼 사업이 스마일게이트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거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인기 퍼즐 게임 ‘애니팡’을 보유한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 등과 제휴를 맺는다.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 외에도 국내외 유수 게임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개최된 '토스트 클라우드' 설명회

진정한 의미에서의 ‘스토브’ 출범은 협의 중인 파트너사들의 게임이 출시되는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가 이 될 거라고 밝힌 만큼 아직 섣불리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 하지만 이미 다양한 기존 플랫폼들이 시장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눈에 띄는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갖긴 힘들다. 게다가 ‘스토브’에 지불해야 하는 별도 수수료는 게임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NHN엔터가 지난해 연말 출시한 ‘토스트 클라우드’ 역시 같은 한계를 갖는다. ‘토스트 클라우드’는 ‘스토브’와 비슷한 모바일 게임 서비스 원스톱 솔루션이다.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분석도구와 마케팅 도구는 물론 게임제작도구도 제공된다.

‘토스트 클라우드’의 가장 큰 강점은 수수료가 없다는 것. 게임사는 무료로 해당 플랫폼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입점 게임사들 간 이용자 풀 공유를 통한 크로스 프로모션도 ‘토스트 클라우드’가 내세우는 무기다. ‘토스트 클라우드’에 올라 있는 게임들끼리의 이용자 선순환을 만들어내 이용자를 플랫폼 내에 잡아 두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

하지만 아직까지 ‘토스트 클라우드’는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NHN엔터 외에 대형 게임사가 ‘토스트 클라우드’를 택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선순환을 이뤄낼 이용자 풀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이용자 풀을 다른 게임사와 공유한다는 협동조합 모델이 특별한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컴투스와 게임빌의 통합 게임 플랫폼 ‘하이브’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게임빌 ‘서클’과 컴투스 ‘허브’를 통합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이다. 멤버십 기능을 기반으로 게임빌, 컴투스 양사 게임 간 크로스 프로모션과 통합 데이터 운영 등에 활용된다.

컴투스와 게임빌에 한정된 플랫폼이지만 ‘별이 되어라’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등 장기간 글로벌 흥행하고 있는 게임들을 통해 대규모의 글로벌 이용자 풀이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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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용자 풀이라는 게 금방 형성되는 게 아닌 만큼 당장 이것만 가지고 이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건 이르다. 이제 막 시작 단계인 이들이 추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게임사들이 포화된 게임 시장에서 자체적인 이용자 풀을 마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들 외에 플랫폼 사업 진출을 예고한 게임사들도 있어 추후 뜨거운 플랫폼 전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