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가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내용만 놓고 보면 페이스북이 언론사들을 굉장히 배려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이 13일(현지 시각)부터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이란 뉴스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단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버즈피드, 애틀랜틱, NBC 등 5개사가 초기 참여자로 뉴스를 공급한다.
이들에 이어 가디언, BBC, 슈피겔, 빌트 등도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에 조만간 동참할 계획이다.
■ 네이티브 광고 표출도 허용
이번 서비스는 시작 전부터 엄청난 논란을 몰고 왔다. 페이스북은 8초에 달하는 언론사 페이지 로딩 속도를 개선하고 별도 창을 띄울 필요 없어 독자들에게 훨씬 편리하다면서 뉴스 서비스의 당위를 강조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가뜩이나 취약한 저널리즘 생태계가 페이스북의 손아귀에 완전히 들어가버릴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를 ‘실험’이라면서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또 첫 서비스는 아이폰 앱에만 적용한 뒤 차츰 안드로이드 쪽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서비스는 언론사들을 배려한 흔적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조건은 굉장히 좋아보인다”면서 “어떤 언론사도 페이스북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기 참여업체인 버즈피드도 이런 부분에 공감을 표했다. 버즈피드의 최대 수익원 중 하나인 네이티브 광고도 노출할 수 있도록 한 것.
리코드에 따르면 그렉 콜맨 버즈피드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물었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다. 언론사들은 그냥 자신들이 쓰는 콘텐츠 관리시스템(CMS)으로 기사를 출고하면 된다. 페이스북 앱에 뿌려질 때는 자동 변환되는 방식이다.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것들도 그대로 구현된다.
■ 페이스북이 조건 변경 요구할 가능성은?
수익 배분 방식도 아직까지는 언론사들에게 유리하도록 돼 있다. 일단 언론사들이 ‘인스턴트 아티클’에 광고 영업을 한 매출은 전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이 대신 영업했을 경우엔 매출의 70%를 언론사에 넘겨 준다.
페이스북은 또 ‘인스턴트 아티클’ 참여 업체들에게 콘텐츠 소비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웹 측정 기관인 컴스코어도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유발한 트래픽에 대해서는 언론사 쪽에 합산해주기로 했다.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엔 언론사들에게 불리할 것 없는 조건이란 얘기다. 실제로 디지털 수익이 기대만큼 늘지 않아서 고민 중인 언론사들에게 페이스북 플랫폼은 굉장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엔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언론사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는 현재 조건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리코드 역시 “페이스북이 언젠가는 현재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코드는 “실제로 그 동안 페이스북은 늘 그렇게 해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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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페이스북이 지배적인 뉴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될 경우엔 언론사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과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가 수렁에 빠진 언론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원숭이를 유혹하는 여우의 한 수에 불과할까?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을 주시하면서 따져봐야 할 이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