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디지털엔터테인먼트(이하 킹)가 탈카카오를 선언했다. ‘카카오 게임하기(이하 카카오게임)’ 최초의 탈퇴 사례다.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다른 게임들의 탈주가 이어질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게임의 위기론까지 제기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킹은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사가’와 ‘팜히어로사가’의 다음카카오카카오게임 계약을 연장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계약이 종료된 두 게임은 지난 10일부터 카카오게임에서 사라지게 됐다.
킹은 지난 2013년 9월 ‘캔디크러쉬사가’를 카카오게임으로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캔디크러쉬사가’는 카카오게임 버전 출시 전이던 지난 2012년부터 페이스북 게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었다. 킹이 ‘캔디크러쉬사가’를 카카오게임 버전으로 출시한 것은 그 당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대세로 여겨지던 카카오게임의 영향력 때문이다.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 각종 카카오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휩쓸면서 카카오게임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필수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풍경이 달라졌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레이븐’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되지 않은 게임들이 인기를 타기 시작한 것.
11일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 권 내에서 카카오게임의 비율을 50%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레이븐’ ‘뮤오리진’ ‘클래시오브클랜’ 등 상위 3개 게임은 모두 비카카오게임인 상황. 순위권 대부분이 카카오게임으로 채워지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카카오게임에 의한 추가비용이 홍보효과를 답보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고 있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하는 카카오게임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게임사 입장에서는 굳이 다음카카오와 손을 잡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최근 모바일 게임 업계는 대규모 마케팅 바람이 불면서 비용에 대한 고민이 만만치 않다.
킹이 탈카카오를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킹은 ‘캔디크러쉬사가’의 차기작 ‘캔디크러쉬소다’를 비카카오게임으로 출시해 11일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14위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게임을 등에 업은 ‘캔디크러쉬사가’가 매출 21위에 머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킹으로서는 카카오게임의 효과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캔드크러쉬소다’는 지난 3월 비카카오게임으로 출시돼 줄곧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유희열, 박재범 등 8명의 유명인을 활용한 영상 광고와 버스, 지하철 등을 활용한 참신한 옥외 마케팅이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의 최대 무기인 ‘카카오톡’이 없지만 SNS를 활용한 순위 경쟁 등에도 문제없다. 페이스북과의 계정 연동을 통해 전혀 아쉽지 않은 소셜 요소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카오톡’ 외에도 페이스북, 네이버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게임 이용자층과 겹치는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하트, 초대 등 ‘카카오톡’의 게임 관련 메시지가 공해로까지 여겨지는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이 타 플랫폼 대비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오히려 타 플랫폼들은 후발주자의 특성상 저렴한 수수료, 빠른 절차 진행 등 각종 지원을 약속하며 게임사들의 구미를 당긴다. 이용자들의 게임 내 아이템 구매를 적극 권장하기 위해 수수료의 일부를 이용자에게 포인트로 지급하는 등 이용자와 게임사 모두 반길만한 정책도 많다.
이에 이미 지난해부터 비카카오게임이 급증하며 카카오게임의 위기론이 불거지던 상황. 이런 가운데 카카오게임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는 캐주얼 퍼즐 게임 ‘캔디크러쉬사가’가 카카오게임을 떠나자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 탈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캔디크러쉬사가’와 ‘팜히어로사가’의 예처럼 카카오게임에서 인기를 끌던 기존 게임들이 연이어 계약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인기 게임들 위주로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어느 정도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이들은 더 이상 카카오게임으로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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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실제로 카카오게임 탈주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게임의 위기는 짙어질 전망이다. 마땅한 킬러 콘텐츠 없이는 이용자는 물론 게임사의 관심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카카오게임 플랫폼이 막강한 이용자 풀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선택지가 많아진 현재에는 카카오게임이 과연 높은 수수료를 부담할 만큼 매력적인지 의문”이라며 “다음카카오가 위기를 체감하고 카카오게임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는 이상 카카오게임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점차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