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쓰는 SW 확키우는 MS의 대담한 도박

일반입력 :2015/05/01 11:32    수정: 2015/05/01 11:40

황치규 기자

'SW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SW판매 방식을 라이선스를 한번 팔고 끝내는 것에서 매월 또는 매년 일정액을 받는, 이른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s) 모델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SW업체가 서브스크립션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어도비시스템즈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서브스크립션 판매 모델로 완전 전환했고, 오토데스크도 내년부터 서브스크린션 판매에 올인한다.[☞관련기사] 새로 나오는 클라우드 기반 SW 스타트업들도 대부분 서브스크립션 모델에 기반한다.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IT패러다임이 넘어오면서 SW판매 방식도 넷클립스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처럼 월정액을 받고 파는 방식이 대세로 급부상했다.■단기매출 감수하고 서브스크립션 사업 확대

사티아 나델라 CEO 등 MS 주요 경영진들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인터넷을 통해 SW를 제공하고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비용을 받는 것을 회사의 미래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서브크립션 모델이 굴러가려면 광범위한 윈도 사용자 기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MS는 윈도10이 PC와 태블릿은 물론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출시 후 1년간은 기존 윈도 사용자들이 윈도10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도 뽑아들었다. MS는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사용자당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추가 서브스크립션이나 다른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MS의 서브스크립션 전략은 오라클이나 어도비보다는 복잡할 수 있다. MS는 기업과 개인 사용자 모두를 겨냥한 SW사업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기업 시장의 경우 MS는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서브스크립션 매출을 2018년 여름까지 연간 200억달러 규모로까지 키운다는 전략이다.

앞서 MS는 커머셜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연매출 63억달러가 가능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힌 바 있다. 커머셜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 생산성 플랫폼인 오피스365, 서비스형 인프라(IaaS)인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쉐어포인트 온라인 등을 포함하고 있다.

MS의 야심찬 목표는 비즈니스 SW 서브스크립션이 연간 40% 이상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MS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브스크립션 관련 사업의 수익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MS는 6월로 끝나는 2015년 회계연도에서 비즈니스 클라우드 서비스 총마진은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라이선스 판매 구조에 의존하고 있는 윈도 사업 역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MS에서 운영체제 부분을 총괄하는 테리 마이어슨 MS 부사장은 다음주 대형 기업들이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동기 부여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통상 안정성과 호환성 이슈를 고려해 신규 OS로의 빠른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편이다.

MS가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제공할 경우 매출 감소는 불가피해진다. MS도 단기적으로는 매출 타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이에 MS는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델라 CEO는 윈도 컨슈머 앱 스토어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또 X박스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고, 빙 웹검색엔진으로 온라인 광고 수입도 올리겠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입원에서 나오는 매출이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등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메울 수 있느냐 여부에 MS가 건 도박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MS는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 구글과 견줄만한 영형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전히 마이너다.

윈도 비즈니스 모델, 스마트폰 닮아간다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르 지원하고 안드로이드와 iOS앱을 윈도10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MS의 파격 행보는 윈도로 돈을 벌고 윈도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전략을 짜는 '윈도 퍼스트' 전략이 사실상 폐기됐음을 의미한다. 이제 MS와 사용자들을 계속 이어주는 것이 윈도10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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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우선순위가 바뀌면 불확실성 또한 커지게 마련이다. 앞으로 MS가 향후 윈도 업그레이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미지수다. 윈도10 출시 후 1년간 기존 윈도 사용자들에게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나면 어떤 입장으로 나올지 확실치 않다. 씨넷에 따르면 돈을 받을지 말지, 업그레이드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모두 확실히 정해진게 없다. MS는 지금 가능한 빨리 윈도10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는데 무게를 둔 모습이다.

그럼에도 MS가 윈도 운영체제 방향을 스마트폰 모델과 비슷하게 가져가려는 것을 확실해 보인다. MS의 조 벨피오르 부사장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빌드2015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윈도10이 향후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와 관련해 스마트폰과 꽤 비슷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