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가 네트워크 부문 강화를 위해 브로케이드를 인수하는 카드를 뽑아들 수 있을까?
9일(현지시간) 리코드에서 EMC의 브로케이드 인수를 그럴듯한 시나리오로 거론해 눈길을 끈다. EMC가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고, 브로케이드는 EMC의 단점을 메워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 투치 EMC CEO는 지난달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기업 인수에 대해 장기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EMC발 대형 인수가 터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 이후 EMC발 인수 시나리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리코드가 EMC의 브로케이드 인수를 주목하는 까닭은 EMC와 시스코시스템즈 간 관계가 점점 경쟁 모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거물급 IT업체들은 데이터센터 장비 시장 공략을 위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가 모두 통합된 이른바 컨버지드 인프라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시스코는 독자적인 컨버지드 인프라 제품인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를 내놓은지 오래다. 올해 UCS 사업으로 매출 30억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EMC와 시스코는 컨버지드 인프라 시장에서 한때 파트너 관계였다. 몇년전 EMC와 EMC 자회사인 VM웨어 그리고 시스코는 데이터센터용 컨버지드 인프라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 VCE를 설립했다. VCE에서 시스코의 역할은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VCE연합은 2012년 VM웨어가 네트워크 가상화 업체인 니시라를 인수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시스코 입장에서 VM웨어의 니시라 인수는 믿었던 파트너가 자사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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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EMC는 올해 시스코가 갖고 있던 VCE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VCE는 EMC 자회사가 됐다. 시스코가 빠져 나간 만큼, VCE에서 네트워크 장비 부문은 현재 빈구멍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용 컨버지드 인프라 사업을 키우려는 EMC 입장에선 네트워크 장비쪽 내공이 부족하다는 것에 갈증을 느낄 수 있다. 브로케이드 인수 시나리오는 이같은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등장했다.
브로케이드는 EMC 컨버지드 인프라 제품에 잘 어울릴만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EMC와 브로케이드는 오랫동안 파트너이기도 했다. 현재 브로케이드 기업 가치는 50억달러 수준이다.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인수 가격은 70억달러 수준일 수도 있다고 리코드는 전했다. 리코드는 또 번스타인 리서치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EMC의 브로케이드 인수는 EMC 연간 손익계산에서 주당 15센트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