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라는 함성소리가 크지만 국내 SW기업 현장에선 경영여건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는 얘기가 쏟아진다.
최근 상용 소프트웨어(SW) 경영인 모임인 KGIT의 정기모임에서도 '봄이 왔다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는 얘기가 여러 번 튀어 나왔다.
꽃샘 추위가 오락가락하던 날씨 얘기만은 아니었다. SW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져 마치 SW의 시대가 다 온 것 같지만 정작 SW기업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 못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말이었다.
지난해 SW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이런 위기감은 괜한 앓는 소리가 아니다. 나름 한다고 하는 SW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없다.
원격제어SW업체 알서포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1.45% 줄었다. 보안SW업체 소프트포럼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90.5% 감소했다. 기업용 UI/UX 업체 투비소프트도 전년비 35.4%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W기업들은 지난해 내수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는 점을 요인으로 꼽는다. 국내 한 SW업체 대표는 지난해 국내 큰 사건 사고가 많아 모든 소비가 얼어 붙었다며 지금까지 경영을 해오면서 지난해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SW업체들은 이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KGIT 회장인 김상배 나모인터렉티브 대표는 국내 시장 상황을 설명하며 작은 통(시장)에 너무 많은 것(공급)들을 집어 넣으려다 보니 고통이 따르고 있다며 결국엔 통을 늘리려면 해외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이 쉽게 열릴 리가 없다. 해외에선 한국SW에 대한 인식이 낮고 우리 기업들도 유통이나 마케팅, 현지화에 대한 노하우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경쟁사를 인수해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진 투비소프트의 김형곤 대표도 “어디 가서 물어볼 데가 없다”는 점을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미국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당시 라이코스 한국지사였던 임정욱 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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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투비소프트나 알서포트 같이 해외시장에서 직접 뛰며 체득한 경험을 가진 업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은 분명 봄이 오는 희망의 신호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서석진 SW 정책관 국장은 KGIT 모임에 참석해 “봄기운이 조금 밖에 없지만 분명 온 것 같다. 오랫동안 국내에서 실력을 쌓은 기업들이 이제 외국에서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며 실력 있는 전문 SW기업들이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