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비밀 지시를 받은 적 없다.
톰 휠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17일(현지 시각) 하원 감시 및 정부개혁 소위원회 증언대에 섰다. 휠러는 이날 증언에서 오픈 인터넷 규칙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씨넷이 보도했다.
휠러 위원장은 이날 나는 독립 기관 CEO로서 대통령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운을 뗀 뒤 백악관으로부터 어떠한 비밀 지시도 내려온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망중립성 전문 공개 후 첫 공식 논평
휠러는 지난 2월 초 인터넷 서비스사업자(ISP)를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망중립성 규칙을 FCC 위원들에게 배포했다. FCC는 2월말 전체 회의에서 휠러 위원장이 제안한 망중립성 원칙을 3대 2로 통과시켰다.
FCC는 전체회의 2주만인 지난 12일 망중립성 원칙을 담은 오픈인터넷 규칙 전문을 공개했다. 총 400쪽 분량으로 된 전문에는 FCC가 왜 ISP들을 타이틀2로 재분류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휠러 위원장으로서는 FCC가 오픈인터넷 규칙 전문을 공개한 뒤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옹호하는 셈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은 FCC가 왜 방침을 바꿔서 ISP를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기로 했느냐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FCC가 지난 해 5월 처음 공개한 망중립성 원칙은 ‘급행회선 허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ISP를 재분류하는 방안은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톰 휠러 위원장은 지난 해 하반기 들어 방침을 바꿨다. ISP를 도매와 소매 부분으로 나눈 뒤 백본 사업자에 한 해 재분류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런 움직임에 불을 지핀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발언이었다. 오바마는 지난 해 11워 광대역 서비스는 인터넷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타이틀2로 재분류해야만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오바마 발언 직후 휠러 위원장은 겉으론 FCC는 독립된 기관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오바마 발언 이후 ISP 재분류를 골자로 하는 망중립성 원칙이 탄력을 받았다.
■ 공화당 대통령 부당 압력 vs 휠러 처음부터 재분류 염두
이날 청문회에서 제이슨 샤페즈 의원(공화, 유타)은 “망중립성 원칙 제정 과정의 투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원 감시 및 정부개혁 소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샤페즈 의원은 지난 달 백악관이 FCC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가늠할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휠러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타이틀2 재분류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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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우리는 두 가지 접근법의 가능성에 대해 조사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곧바로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톰 휠러 위원장은 또 “대통령 성명이 최종 결과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40명에 이르는 의회 지도자들과 400만 건 가량의 공공 의견들도 망중립성 원칙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