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세계 서버 시장에서 오라클과 시스코를 제치고 업계 4위로 올라섰다. IBM으로부터 사들인 x86 서버 사업으로 단기간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결과다.
지난 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4년 4분기 제조사별 서버시장 매출과 출하량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체 제조사 매출은 약 140억달러로 137억달러였던 전년동기대비 2.2% 올랐고, 출하량은 약 271만대로 259만대였던 전년동기대비 4.8% 늘었다.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로 레노버가 4위에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끈다. 레노버 매출(점유율)은 약 11억달러(7.9%)로 HP의 39억달러(27.9%), 델의 24억3천만달러(17.3%), IBM의 17억9천만달러(12.8%) 뒤를 잇는 수준이다.
시스코는 7억7천만달러(5.5%)로 5위가 됐고, 오라클은 5위권에 들지 못했다. 레노버가 5위권에 진입하면서 1년전 2013년 4분기 매출 기준 4위 업체였던 시스코와 5위 업체였던 오라클이 자리를 내준 셈이다.
2013년 4분기 서버 시장 5위권 업체 매출(점유율)은 HP의 38억4천만달러(28.1%), IBM의 36억2천만달러(26.5%), 델의 20억7천만달러(15.2%), 시스코의 6억5천만달러(4.7%), 오라클의 5억7천만달러(4.2%) 순이었다. (☞관련기사)
가트너는 2014년 4분기 레노버 사업 실적이 지난해 IBM으로부터 사들인 x86 서버 사업(☞관련기사) 자료를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 조사에서 그간 존재감이 없었던 레노버가 1년만에 시스코와 오라클을 제친 배경이다.
1년 전 서버 시장 3위였던 델이 2위였던 IBM과 자리를 맞바꾼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IBM이 x86서버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했기 때문에 이번 IBM 실적에는 '비x86서버' 부문만 포함됐다. 이는 IBM을 5위권 서버 제조사 가운데 유일한 매출 하락 업체로 만들어버렸다.
2013년 4분기에서 2014년 4분기까지 지난 1년간 매출 변화를 보면 1위 HP는 1.5% 성장에 그쳤다. IBM은 2위에서 3위로 내려오면서 50.6% 하락을, 델은 3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16.9% 증가를 기록했다.
순위권에 없다가 4위로 올라선 레노버의 매출 성장치는 743.4%에 달했다. 4위였던 시스코는 5위로 밀려났지만 19.5%라는 성장률을 보였다. 5위였던 오라클은 순위 밖으로 밀려나 '기타'에 묶였다.
레노버의 존재감 확대가 규모 5천억원 수준의 국내 서버 시장서도 재현될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레노버는 본사의 IBM x86서버 사업 인수에 따라 지난달 말 국내서도 내달 출범할 통합조직 현황과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당시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그동안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씽크서버 등 제품을 중소기업 시장에 공급하고 '볼륨드라이브' 전략을 펼침으로써 '국내 서버 시장 2위 탈환'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국내 서버 업계 2위는 델코리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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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제시된 연간 세계 서버 시장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업계 상황은 1년 전에 비해 나아진 모양새다. 2014년 시장은 매출 0.8% 증가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는 매출 4.5% 하락을 기록한 2013년에 비해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제프리 휴잇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서비스 사업자 인프라와 초고용량 데이터센터 설치로 x86서버 시장이 성장했다며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플랫폼 감소에도 전반적으로 (2014년 기준) 서버 시장이 성장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