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들, 판 커진 NFV 놓고 MWC서 격돌

일반입력 :2015/03/03 14:28

모바일 시대 대응에 분주한 통신사를 겨냥한 기업용 IT솔루션 업체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관련 메시지를 대거 쏟아냈다. 관련 업계는 여러 파트너와의 협력에 기반한 NFV 플랫폼 확보가 클라우드 시대에 걸맞는 통신인프라 구축에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NFV는 특정 역할의 통신장비를 일일이 도입했던 방식 대신 그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돌아가게 만들어, 통합이나 재구성이 유연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리킨다. 국내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NFV는 흥미로운 화두다.

MWC에서 소비자를 겨냥한 스마트폰 단말기 및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 '홍수'에 가렸을뿐 현재 국내 통신업계도 NFV 기술 도입과 활용이 핫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KT는 지난해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와 손잡고 기가네트워크인프라 운영을 위한 클라우드기반 네트워크 아키텍처의 구성요소로 NFV기술 활용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SK텔레콤도 지난해부터 여러 제조사 기술을 몇달간 검토한 끝에 지난달 중순 NFV기술을 품은 삼성전자의 LTE코어네트워크(vEPC) 장비를 도입한다고 밝혀 업계 관심을 모았다. (☞관련기사)

■화웨이 NFV·클라우드로 모바일 인터넷 시대 대비하라

화웨이는 소비자단말기뿐아니라 통신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비와 데이터센터인프라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솔루션을 아우르는 사업영역을 갖춘 회사다. NFV는 통신사들의 화두인 네트워크의 유연성과 관리 효율을 위한 요소로 화웨이의 통신장비 및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제품 사업을 키워 줄 실마리다.

지난달말 화웨이는 영국 런던에서 치른 MWC 사전 간담회에서 '오픈로드ICT'라는 산업비전을 내놓고 NFV 생태계 확보를 위한 '소프트콤(SoftCOM) 개방 및 협력 캠페인' 전략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화웨이가 '초모바일광대역' 환경과 개방형 디지털생태계를 위한 혁신 방안으로 내건 전략이다.

당시 화웨이는 소프트콤 전략에 따라 NFV,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연구소를 열어 개방형 생태계를 지원하며 각국 표준화기구, 오픈소스커뮤니티와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사들이 개방적 협력을 가능케 할 비즈니스이네이블링시스템(BES) 개념과 이기종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셀프시스템을 구축하고 원활하게 이전할 수 있게 해줄 '퓨전클라우드 옴니솔루션' 기술도 소개했다.

화웨이는 재작년부터 국내 통신업체 LG유플러스와 합력해 2.5GHz 광대역 LTE망 구축에 필요한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 입지를 키우고, 지난해 SDN과 NFV 관련 전략을 제시(☞관련기사)하거나 주요 국가별 오픈소스NFV 연구소를 설립(☞관련기사)하는 등 존재감을 키워 왔다.

이번 MWC행사를 앞둔 사전 간담회에선 LTE 이후의 혁신과 5G로의 진화를 위한 개념으로 '4.5G'라 명명한 기술과 원활한 사용자 경험을 위한 영상스트리밍에 알맞은 고처리량라우터 기술을 제시해 선도업체 이미지 확보에 공을 들였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4.5G 기술은 셀 용량을 초당기가비트(Gbps)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종단간 지연율을 80% 낮추며 셀당 LTE대비 100배 이상 연결성을 지원한다. 고처리량라우터는 지연과 패킷손실로 인한 대역폭 저하를 완화하고 고정 광대역과 2K영상스트리밍을 이용한 4K 울트라HD영상 스트리밍시의 대기시간과 화질결함을 제거할 수 있다.

라이언 딩(Ryan Ding) 화웨이 제품 및 솔루션 담당 대표는 모바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실시간, 온디맨드, 올온라인, DIY, 소셜, 5가지 새로운 트래픽 소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업계는 이런 양상에 대응해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 측은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5 현장에도 최신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로케이드, HP와 '개방형 NFV' 협력 생태계 강조

데이터센터 스위치 제조사로 알려진 브로케이드도 MWC2015에 참가를 예고했다. 현장 부스를 통해 '차세대IP' 아키텍처와 이에 기반한 제품 및 사업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브로케이드가 말하는 차세대IP의 핵심은 통신업체같은 서비스사업자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선해 운영 부담을 줄여 준다는 것.

브로케이드는 현장 부스 전시와 별개로 기술 주제별 강연을 진행해 모바일 네트워크와 연관된 SDN 및 NFV 관련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을 공급하는 HP가 주도하는 'NFV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OPNFV)' 생태계와의 접점을 강조할 듯하다.

데이비드 마이어 SP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모바일네트워크용애널리틱스', 톰 나도 오픈소스 수석아키텍트가 '모바일네트워크용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 케빈 샤츠카머 모바일네트워킹 CTO가 '모바일네트워크용 SDN과 NFV', HP사업개발 담당 폴 브로디와 션 피츠패트릭이 '브로케이드와 HP 오픈NFV'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여기서 말하는 'HP 오픈NFV'가 HP 주도의 개방형 NFV 프로젝트 'OPNFV'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OPNFV는 의장사 HP를 주축으로 경쟁사 델, 미국 통신사 AT&T,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업계 주요 사업자와 함께 운영되는 오픈소스 NFV 기술개발 프로젝트다. 산업계와 생태계에 걸친 기업간 협력을 전제로 리눅스재단의 후원을 받는 '협력프로젝트'로 지난해 9월말 출범했다. (☞관련기사)

당시 OPNFV는 앞서 존재하던 여러 오픈소스NFV 구성요소와 기술간의 정합성, 성능, 상호운용성 보장과 실제 도입 환경을 위한 통합 및 검증 작업을 맡겠다고 예고했다. 먼저 NFV표준화를 주도하던 유럽통신표준기구(ETSI)산하 NFV산업표준그룹(ISG)과도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브로케이드 역시 OPNFV 회원사다. HP는 NFV 도입을 고려하는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서버 솔루션과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오픈스택' 인프라 등을 제공할 수 있고 브로케이드는 NFV 연결서비스를 포함한 SDN구축의 핵심기술 '비아타컨트롤러'를 개발, 공급 중이다.

브로케이드 MWC에서 차세대 IP를 통한 고객 엣지 진화, 차세대 IP용 모바일 네트워크 가시성 및 애널리틱스, 차세대 IP를 통한 SGi-LAN용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 제공, NFV 및 SDN 구축의 실용적인 단계에 대한 전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윈드리버 NFV네트워크에도 투명성·보안 필요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업체 윈드리버 역시 통신업체의 NFV 수요에 적극 대응 중이다. 회사는 3일 자사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솔루션 파트너 프로그램에 네트워크 보안 및 관리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 7곳을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윈드리버 NFV 솔루션 파트너 프로그램은 '티타늄클라우드'라 불린다. 앞서 스위치 업체 브로케이드, 서버 업체 HP도 티타늄클라우드 회원사로 움직여 왔다.

이번에 NFV 솔루션업체 사이언과 콩트익스트림, 네트워크솔루션업체 스파이런트, 네트워크성능테스트업체 익시아, 보안업체 인텔시큐리티와 체크포인트, 네트워크인텔리전스업체 코스모스, 7개업체가 새로 들어왔다.

윈드리버 측은 티타늄클라우드에 참여하는 회원사가 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윈드리버의 티타늄서버 환경에서 검증하고 사전 통합해, 실제 운영 중인 NFV 네트워크에 즉시 적용 가능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타늄서버의 NFV인프라 소프트웨어는 OSS/BSS, 오케스트레이션, 가상네트워크기능(VNF) 및 하드웨어 서버 플랫폼 등으로 구성된다.

윈드리버는 자사 NFV 플랫폼 '윈드리버 티타늄서버' 인증 획득 업체가 증가 추세라고 강조했다. 티타늄클라우드 멤버 중 한 곳인 홍콩응용과학기술연구원(ASTRI)은 티타늄서버에 맞춘 LTE 스몰셀 게이트웨이와 보안 게이트웨이의 VNF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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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애쉬톤(Charlie Ashton) 윈드리버 사업 개발 총괄 디렉터는 통신 사업자들에게는 빠른 NFV 적용과 위험 최소화를 위해 미리 검증된 NFV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파트너프로그램은 멤버간 협력을 통해 현장의 NFV 이슈를 해결하고 관리 및 오케스트레이션, 보안, 테스팅 과정을 최적화한다고 말했다.

윈드리버가 MWC에서 강조하려는 포인트는 생태계보다 기술이다. 회사는 티타늄서버 기반 NFV 클라우드 무선접속망(C-RAN) 솔루션을 시연할 예정이다. 표준 이더넷으로 고밀도 클러스터를 구축케 해준다. 또다른 티타늄클라우드 파트너인 네트워크 전문업체 알티오스타와 함께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