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저널리즘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드론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은 55파운드(약25kg) 이하 기기를 드론으로 정의했다. 또 낮에만 조종할 수 있으며 야간 비행은 금지된다. 고도는 500피트(약 150미터), 속도는 시속 100마일(160km/h) 이하로 제한된다.
특히 FAA는 이번 규정에 반드시 가시비행을 하고, 한 번에 한 대씩만 운행하도록 했다.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면 아마존이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드론 배송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새로운 드론 규정이 저널리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드론을 활용한 취재 활동은 언론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FAA의 새 규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무게-고도 규정 등은 별 문제 없어
특히 드론은 재난 취재 때 위력을 발휘한다. 토네이도를 비롯해 기자들이 직접 투입되기 쉽지 않은 현장 모습을 담을 때는 드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지 취재 때도 유용하다. 실제로 내셔널지오그래피는 지난 2013년 탄자니아에서 사자 생태를 촬영하는 데 드론을 활용했다. 따라서 FAA의 규정 방향에 따라선 드론 저널리즘이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하버드대학 내 니먼재단이 운영하는 니먼랩 사이트가 드론 규정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을 잘 정리했다. 니먼을 중심으로 저널리즘 관점에서 드론 규정을 쟁점별로 한번 살펴보자.
일단 무게 제한은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FAA는 25kg 이하 기기를 드론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활용되는 드론은 대부분 5kg 내외에 불과하다. 따라서 FAA 규정이 적용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별도 조종 면허 없이 필기 시험만으로 드론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한 부분 역시 저널리즘 관련 업계엔 오히려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교통보안국 승인을 받거나, FAA에 등록하도록 한 규정 역시 드론 저널리즘을 활성화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FAA는 또 드론을 운행할 때는 500피트(약 150미터) 이하 고도에 머물도록 의무화했다. 이 규정 역시 저널리즘용 드론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낮 시간에, 그것도 가시비행만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이 부분이 취재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 위에서 운행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FAA의 새 규정은 운행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드론을 띄우는 것은 못하도록 했다.
■ 운전 관계되지 않은 사람 위 비행 금지가 쟁점될듯
이 규정은 드론이 추락해서 사람들이 다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규정은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많다. 다시 말해 드론을 활용해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니먼은 이 규정은 앞으로 언론계에서 FAA에 적극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21세기 저널리즘은 '테크놀로지'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현행 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관련 규정을 변화된 현실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선 드론 저널리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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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가 마련한 드론 규정은 아직 초안에 불과하다. 공중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 언론계가 벌써부터 FAA의 드론 규정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부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과연 미국은 드론 저널리즘에 어느 정도 여지를 마련해줄까? 앞으로 전개될 토론 과정에서 이 부분은 또 다른 쟁점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