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글로벌 전략 “쪼개서 더 빠르게”

민첩하고 유연한 벤처 정식으로 시장에 대응

일반입력 :2015/02/06 11:13    수정: 2015/02/06 16:35

국내 대표 검색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빠르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갖춤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뭉쳐야 사는'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더 작은 조직으로 쪼개져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구글·아마존·알리바바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의 경쟁이 점차 가시화 됨에 따라 네이버의 ‘더 작고 빠르게’ 전략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모바일 시대에 맞는 빠른 대응을 위해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작고, 가볍게 움직이는 전략을 택해 왔다.

작년 4월 팀제에 이어 올해 초 본부제까지 폐지한 네이버는 최근 사내 독립기업 제도인 ‘CIC’(Company-In-Company, 이하 CIC)를 발표하며 또 한번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CIC는 ‘셀’(Cell) 조직의 진화된 형태로, 가능성 있는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제도다.

네이버는 작년 빠르고 유연한 벤처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를 뜻하는 셀 단위의 조직을 도입했다. 전문성을 갖춘 서비스들을 독립적인 셀로 편성하고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을 하나의 조직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더한다는 취지였다.

몸집을 가볍게 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인 셀 조직은 빠른 실행력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 네이버의 평가다. 이에 회사는 올해 셀 조직의 개수를 늘리고, 본부제를 없애 의사 결정 과정을 더욱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젊고 신선한 내부 인재들이 독립 조직의 리더로 부상하며, 젊은 감각과 과감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혁신에도 내부적으로 많은 기대가 모이는 상황.

네이버가 최근 선보인 쇼핑 검색 서비스를 들여다 보면 네이버의 기민한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검색·전자상거래·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들이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탄탄한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쇼핑 검색부터 결제까지 끊김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네이버 페이를 담당하는 '네이버 페이' 셀을 새롭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이 작고 가볍게 움직임과 동시에, 빠른 의사결정과 주체적 사고를 위한 직원들의 자율과 책임 또한 더욱 높아졌다. 네이버는 연차·휴가 등 결재의 70%가 본인 전결로 이뤄지는 '결재의 본인 전결화', '리뷰제 도입' 등으로 직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작년 8월에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제를 없애고, 올해 1월부터는 '책임 근무제'를 정식 시행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며,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만의 유연한 조직문화는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출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최근에 발표한 관심사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폴라’는 마케터와 디자이너들이 직접 기획한 서비스다.

대부분의 서비스 기획이 서비스 기획자가 주축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인 반면, 이미지와 동영상을 공유하는 폴라는 서비스 특성에 따라 평소 이미지와 동영상 콘텐츠를 많이 다루고 이용자 요구에 가깝게 닿아 있는 전문가들이 역량을 발휘한 작품.

업계와 이용자들의 관심도 매우 뜨겁다. 지난 2일 비공개테스터를 모집한 폴라는 모집 공고 하루 만에 1만 명의 참가자들이 몰렸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의 테스터들이 1주일간 1만명이 모집되는 것을 감안할 때 폴라에 대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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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네이버만의 유연한 조직문화가 글로벌 모바일 위기감을 뚫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역량과 재능이 충분한 직원 누구나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고, 이를 회사가 든든하게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이것이 자연스럽게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네이버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빠르게 변화하면서 네이버만의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