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에어워셔 바람 불까

"작년보다 부진 예상되지만 미세먼지 이슈 뜨면 성장할 수도"

일반입력 :2014/12/23 16:58

이재운 기자

가전 업계가 에어워셔 시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제습기 시장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에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형세다. 지난 겨울보다 못하리란 전망 속에서도 시장 확대의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에어워셔 등 가습기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에어워셔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약 20% 증가했다.

건조한 날씨와 실내 공기질 때문에 각광 받았던 에어워셔는 그러나 지난해보다는 다소 못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여름철 제습기 시장에서 생활가전 업계가 겪은 ‘패착’과도 유사한 흐름이다.

당초 올 여름 제습기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제습기 시장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커질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성수기에 당초 목표 물량의 3분의 1 수준 밖에 판매하지 못하는 등 대부분 재고처리에 애를 먹었다.

제습기 시장의 패착 요인으로 ‘마른 장마’와 ‘고가 정책’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장마 기간이 짧았고 강수량도 많지 않아 제습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거기에 가정용 제품에 대한 고가 정책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초래했다는 것.

에어워셔 시장의 경우 지난 겨울 ‘중국발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공기청정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한 소비자 단체의 실험에서 공기청정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타격을 입었다.

가습기 역할이 본래 목적인 에어워셔는 제품 이름처럼 ‘공기 중의 나쁜 물질을 씻어내준다’는 점을 강조했던 만큼 소비자들의 반발이 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 성능 논란으로 판매량 감소에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기존 가습기보다 청소가 쉽다는 점은 가습기 살균제 파동과 함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올 겨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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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가격대도 다양화하는 한편 10~20만원대 제품 위주의 구성으로 부담을 줄여 제습기 시장에서의 고가정책에 따른 실패 요인도 해소했다.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 것은 물론, 대유위니아 등 일부 업체는 보상 판매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업계는 “향후 미세먼지 이슈가 불거지면 전년도 수준의 판매고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업체 관계자는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에어워셔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