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애플 中공장 노동자 실태 열악"

일반입력 :2014/12/19 09:44    수정: 2014/12/19 09:52

송주영 기자

애플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근무하는 중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애플 제품을 조립하고 있는 중국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상하이 페가트론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지 노동자들을 집중 조명했다.

BBC는 아이폰6 생산라인의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을 들여다 보면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애플의 약속이 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장 취업을 한 한 기자는 애플 컴퓨터를 만드는 분야에서 18시간 연속 근무를 해야만 했다. 또 다른 기자는 16시간 연속 근무를 한 후 “기숙사에 돌아가면 움직이기도 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배고파도 일어나서 먹기 싫었고 단지 휴식하고 싶을 뿐”이라며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애플 조립라인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지난 2010년 중국 폭스콘에서 14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폭스콘 공장의 연이은 자살 사건 후 애플은 공장 근무 수칙을 발표하고 라인 일부를 상하이 페가트론 등으로 이전하는 초지를 취했다.

BBC 방송 보도는 애플의 대응 이후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던 애플 조립라인의 근무환경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초과근무는 지원자에 한해서만 하도록 돼 있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초과근무 후에는 무급으로 실시되는 회의에도 참석해야 했다. 기숙사에서는 비좁은 방에 12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생활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기숙사 과밀화는 현재 해결됐고 공급 업체들에게 업무 회의에 대해 지불하지 않은 근무수당은 소급 적용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페가트론은 실태 조사에 나섰고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페가트론 관계자는 “노동자의 안전과 복지는 최우선순위에 있다”며 “우리는 매우 높은 기준으로 관리자, 근로자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외부 감시기관이 정기적으로 공장을 방문해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BBC는 애플과 관련한 근무환경을 공장이 아닌 광산으로도 확대했다. 애플에 공급되는 주석을 캐는 광산에서는 아동들이 노동에 동원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방카섬에는 어린 아이들이 모래벽, 진흙벽이 무너질 수 있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채 주석을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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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이 주석 광산에서 12살 소년과 인터뷰를 했다. 이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21미터 높이의 절벽 아래로 내려가 주석을 캐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된 주석은 애플에도 공급된다. 애플은 사용하고 있는 주석의 70%가 작은 규모의 광산에서 수집되며 실태를 일일이 점검하는 일은 어렵다고 항변했지만 BBC는 인도네시아산 주석을 쓰지 않으면 해결될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