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등 그룹의 핵심 사업영역에서 경영환경 악화가 심화되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C&C 등 주력 관계사의 CEO를 모두 교체하는 과감한 세대교체가 단행됐다”(SK그룹)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SK텔레콤의 MNO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데 주력할 예정이다.”(SK텔레콤)
9일 인사를 단행한 SK그룹과 SK텔레콤의 인사 키워드는 경영환경 악화, 위기상황, 급변하는 시장 환경 등으로 요약된다. 한 마디로 현 상황은 경영위기이고 이번 인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10월 열린 SK 사장단 세미나에서 내년 경영화두로 ‘전략적 혁신을 통한 위기극복’으로 결정한데서도 잘 나타난다. 부재중인 오너의 경영공백을 극복하자는 의미도 담겼지만 에너지‧화학‧정보‧통신 등 그룹 내 주력 사업 분야의 위기극복이 그만큼 절실했다는 의미다. 특히, 통신 분야의 경우 지난 10월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시장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경쟁의 기본인 유통구조가 변화해 가는 단계여서 그 어느 때보다 맞춤형 혁신이 절실한 때다.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시장은 보조금 경쟁에서 요금인하를 축으로 한 서비스의 질 경쟁으로 그 축이 옮겨가고 있다. 단통법이 안착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통신시장이 어떠한 경쟁상황으로 바뀌어 있을지 예측조차 쉽지 않은 상태이며, 제4의 이통사로 불리는 알뜰폰 시장의 급격한 확대 역시 경쟁 환경 변화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의 성장방향과 기술 트렌드 역시 내년이 ‘휴대폰→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으로 확장‧진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는 그 변화 추세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때문에 이러한 경쟁 환경에서 2015년은 그동안 시장점유율 50% 사수 전략 기조를 유지해 온 SK텔레콤이 현 시장구도를 유지해가면서 어떻게 성장‧발전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지 중요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SK는 SK텔레콤과 SK C&C 등 정보‧통신 분야의 혁신을 위한 방편으로 과감히 젊은 CEO를 선택했다. 두 회사의 CEO는 모두 1963년생으로 만 51세다.
SK텔레콤의 경우 장동현 대표 선임으로 CEO의 나이가 6살 젊어졌을 뿐만 아니라,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는 CR부문장에 만 45세의 젊은 임원을 기용하며 SK텔레콤 안팎을 젊은 임원들이 책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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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K텔레콤이 새 조직으로 플랫폼 총괄을 신설하면서 이를 장동현 신임 대표가 겸직토록하고, 장 신임 대표가 ‘전략‧마케팅’ 전문가라는 점에서 내년도 SK텔레콤의 혁신방향은 ‘이통사→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동안 SK플래닛이 구축해 놓은 커머스 플랫폼과 연동한 해외사업 진출과 최근 이통사‧인터넷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확대 역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허브역할을 하도록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시키지 못한다면 단순 통신서비스도 향후 점차 PC와 같이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SK텔레콤의 인사는 음성‧데이터 중심의 단순 서비스 제공에 그쳤던 통신사업을 초연결사회를 대비한 플랫폼사업으로 진화시키고 혁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