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중국 폰 판매 강화…'양날의 칼'

X3 출고가 33만원…국내 제조사 역풍 불 수도

일반입력 :2014/12/02 12:45    수정: 2014/12/04 09:53

중국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X3를 출고가 33만원에 내놓는다.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화웨이 단말기 공급에 나서면서, 그동안 알뜰폰용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됐던 중국 화웨이의 국내 시장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정치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 장비를 구입한데 이어, 이번에 화웨이의 스마트폰까지 공급하면서, LG유플러스-화웨이간 전략적인 공조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일 화웨이 스마트폰 X3(팻네임(HW-H60-J1)를 출고가 33만원에 출시했다. 최고 요금제(LTE8 무한대 89.9) 기준 단말기 지원금은 28만5천원.

화웨이 X3는 당초 변형 모델로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55만원에 출시된 바 있지만, 판매실적이 저조하면서 33만원에 출고가를 조정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알뜰폰 수요가 3G 피처폰으로 몰리는 가운데, 화웨이 X3는 3G 통신망이 없는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내놓은 스마트폰이다. 미디어로그 단독판매 이후 가전양판점으로 판로를 확대했지만 별다른 시장 반응을 얻지 못 했다.

미디어로그와 달리 모회사인 LG유플러스는 처음부터 30만원대 출고가를 꺼내들었다.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 출고가 공세? 팬택부터 넘어야

출고가 33만원은 현재 국내 이통 시장에서 최근 값을 내린 팬택 베가아이언2와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된 베가팝업노트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다.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는 모두 플래그십 사양의 스마트폰으로 32만5천원의 출고가에 형성된 제품이다. 화웨이 X3로서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셈이다.

다만 팬택은 회사가 매각 입찰에 처해진 상황 속에서도 OS 업그레이드를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미지수다. 통신사 한 곳으로만 출시되는 상황 속에서 제조사가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두고 시장 공략 차원의 사후지원에 무게를 싣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가격 승부수를 내걸었다고 하더라도, 기존 국내 제조사 단말기의 벽부터 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 단말 라인업 강화, 선택권 늘렸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주파수 경매로 확보한 2.6GHz 대역 망 구축을 위해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화웨이와 맞손을 잡았다. 화웨이는 국내 통신망 일부 장비를 공급하긴 했지만, LTE 기지국을 공급하는 것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그간 국내 기지국 장비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가 전부였다.

통신장비 협력으로 단말기 공급까지 이어졌지만, 업계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LTE-TDD 방식 위주의 중국 업체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싣더라도 미풍에 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KT는 물론 다른 알뜰폰 회사들도 화웨이 단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제조사와 관계가 경직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유일하게 삼성 갤럭시노트엣지를 출시하지 못한 것을 두고 LG유플러스가 삼성전자 글로벌 시장 최대 경쟁사인 아이폰에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 중론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화웨이 단말 공급이 라인업 강화 전략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 특정 회사 저가폰으로 점유율 타개?

그럼에도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외산 중저가 단말을 늘렸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유일하게 3G 망이 없는 LG유플러스는 그간 SK텔레콤과 KT와 비교해 단말 조달이 쉽지 않았다. 그룹 계열사인 LG전자가 전용모델을 내놓긴 했지만 소량 소품종에 그쳤다. 음성LTE(VoLTE) 확산으로 애플 아이폰6 정도를 추가 출시한 수준이다.

반면 SK텔레콤이나 KT 등 경쟁사는 이미 소니와 에이서 등의 전용 또는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외산폰 수요에 이미 대응하고 있다.

즉 장비 협력 관계로 이어진 화웨이 저가 스마트폰 판매 개시만으로 타사와의 경쟁에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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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화웨이가 제조사 입장에서 LG유플러스를 교두보로 국내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LG유플러스의 점유율 상승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단말 인지도나 판매량이 급격히 오를 경우 경쟁사도 판매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LG유플러스는 경쟁 통신사에 단말 수급처만 늘려준 꼴이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정회사 단일 모델로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아이폰이 국내 단말 유통 시장에 가장 큰 파급을 주는 모델이지만, 판매 점유율에 영향을 주는 기간도 길어야 한달 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