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류중인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의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올해를 넘기면 법안 자체 의미가 크게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쏟아진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IBM, 아마존웹서비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국내 시장 선점을 위해 파상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IBM과 아마존웹서비스는 국내에 직접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행보도 본격화했다. 한국 시장을 제대로 한번 파고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 클라우드 관련 업체들의 위기감도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클라우드 발전법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국가기관 등의 클라우드컴퓨팅 도입 노력,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통한 전산시설 등의 구비,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신뢰성 향상 및 이용자 보호 등이 골자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 정부가 나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클라우드 대세론을 거부하는 이가 많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IT산업 육성에 의지를 갖고 있음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발전법이 대한민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은 얼핏보면 역설적이다. 실제로 상반기까지만 해도 올해 통과가 낙관적이었다. 그러다 하반기들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법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쩍 커졌다.
가장 큰 쟁점은 국가정보원 개입 부분이다.
당초 국회에 제출된 클라우드 발전법 초안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국가기관과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정보원장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서비스를 해야하고 개인정보유출 등 사고 발생시에도 국정원에 알려야 하는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이같은 조항은 국정원의 클라우드 서비스 통제를 우려한 시민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이에 법안 작성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11월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클라우드 발전법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수정안에는 이용자 보호와 국가정보원 역할 축소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 최종 수정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래부는 수정안을 갖고 국정원과 협의중이다. 그러나 미래부와 국정원이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국정원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클라우드 발전법은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야 이해관계가 왔다갔다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발전법은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내줄때 필요한 협상카드처럼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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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클라우드 업체들의 공세와 클라우드 발전법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을 지켜보는 국내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들은 답답해 하는 표정들이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차세대 IT기술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들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라며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발전법의 연내 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