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인 자오허우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차장이 제19대 ITU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세계공장', '세계시장'을 앞세워 날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세계 ICT 정책의 최고 수장자리에 기용되면서, 인터넷 거버넌스, 기술표준화 등에서 발언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ITU는 23일 오전 전권회의 본회의를 열고 차기 사무총장 투표를 진행, 사무총장 단독 후보로 입후보한 자오 허우린 사무차장을 새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자오 사무총장은 총 투표 수 156표 가운데 152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ITU 수장 자리에 올랐다.
신임 사무총장은 내년 1월부터 4년간 ITU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 임기 이후 연임을 통해 최대 8년간 사무총장 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ITU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 정책과 표준화 등을 주도하는 ICT 분야의 최고 수장이다. 최근 들어 ICT 산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가 확대되면서 위상과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자리다. 지난 1986년부터 ITU에서 근무한 자오 신임 사무총장은 ITU 통신표준화국 총국장, 사무차장 등을 지냈다. 국제 통신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전문가라는 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전문가가 ITU 사무총장 자리에 오르면서, 글로벌 ICT 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어느 수준으로 확대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중국과 미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기존 국제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구인 아이칸(ICANN) 체제를 확대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인터넷 주소관리 권한이 ITU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관련기사
- '중국판 애플' 샤오미, 세계로 무섭게 뛴다2014.10.23
- 세계 인터넷 주도권, 美서 中으로 바뀌나2014.10.23
- 중국발 해킹의 실체, 그 7년의 추적2014.10.23
- 미래부, ‘국제 인터넷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 참석2014.10.23
ITU 최고 의사 결정자 자리에 중국인이 처음으로 오른 만큼, 중국의 이같은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동시에 글로벌 ICT 정책의 중심에 있던 미국의 아시아 견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간에 5G 기술표준 대결에서 서로 우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사무총장 체제가 중국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란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